이후 인터뷰와 점도표가 공개되면서 시장은 흔들리며 등락을 반복했습니다. 대체적로 이렇게 올리다가는 다 죽는다는 오징어게임 오일남 할아버지 멘트가 생각나는 분위기입니다. 어제 연준의 발표들 중 특기할만한 건 경기침체를 각오하고라도 계속 금리를 올리겠다는 부분일겁니다.

캡쳐한 이미지에서 위쪽에 보이는 표는 연준이 전망하는 실업율이 6월달의 전망보다 훨씨 높아졌다는 걸 보여줍니다. 내년 실업율 전망이 6월달에는 3.9%였다가 이번에는 4.4%로 올라갔습니다. 3개월만에 전망치가 10% 넘게 올라갔네요. 그런데, 여기서 특기할만한 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올라간 실업율이 2025년까지도 내려가거나 추가로 올라가지 않고 계속 안정된다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건 어디까지나 연준의 희망사항에 불과합니다.
역사적으로 실업율이 한 번 오르기 시작하면 그렇게 안정적으로 2-3년 유지된 적이 미국역사상 단 한번도 없었습니다. 캡쳐이미지 아래쪽에 보이는 그래프를 보면 경기침체 구간동안 실업율이 연준의 시나리오대로 안정적으로 유지된 적이 전혀 없었다는 걸 잘 보여줍니다. 또한, 연준이 지난 코로나판데믹 때 왜 그렇게까지 미친듯이 돈을 풀었는지 또한 극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시에 너무 많은 돈을 썼다고 지금 와서 욕하는 건 당시 실업율이 쳐올라가는 속도와 높이를 보지 못하고 하는 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삼프로tv에서 김효진 애널리스트가 제시하고 있는 테일러준칙에 근거한 현재의 적정 기준금리가 무려 10%를 훌쩍 넘긴다는 걸 위의 표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뭔가 뜨악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기준금리 10%인상을 할 리는 없겠지만, 내년 말에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전망대로 상당히 내려오고, 실업율이 이들의 수정된 전망처럼 4.5%를 찍게 된다면 얼추 6%의 기준금리 수준에서 테일러 준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게 맞출 수 있다는 게 연주의 시나리오라는 걸 이해할 수 있는 표입니다.
하지만, 경제는 언제나 연준의 혓바닥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입니다. 특히나, 다가올 경기침체의 강도가 과연 실업율 4.4%정도로 안정될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상식적으로 코로나가 물러나고 국경이 열리면서 외국인노동자들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다면,,, 정규직에서 해고되었다가 파트타임으로 투잡, 쓰리잡을 뛰던 이들이 거기에서마저 해고되기 시작한다면,,, 나이든 부모나 시부모, 자녀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직을 포기하고 집에서 가사를 하던 여성들이 다시 일자리를 찾기 시작한다면,,, 지금 연준의 예상처럼 실업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기 보다는 지난 역사상 반복되었던 실업율의 통제 불가능한 폭등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는게 더 합리적인 의심이 아닌가 합니다.
한마디로 오늘 새벽에 연준이 보여준 계획과 전망은 현실과는 동떨어진 가상의 시나리오에 더 가까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사실, 테일러준칙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건 미국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들도 마찬가지이고, 우리나라도 똑같이 해당되는 문제입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22091248571
사실, 2020년 코로나 판데믹 시기 때에는 물가상승율과 실업율을 고려했을 때 테일러준칙에 의거한 우리나라의 적정 기준금리가 마이너스여야 했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를 극복한 현재의 적정 기준금리는 8.1%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단 2년만에 기준금리를 급격하게 변동시켰을 때 경제와 금융시스템에 가해질 충격은 모르긴 몰라도 괴멸적이었을겁니다. 테일러준칙만 경전 외우듯 외우며 따라갈 수는 없는게 현실이라는거지요. 무엇보다 가계부채 문제가 터지면 그거만큼 무서운것도 없을겁니다.
결국 테일러준칙은 이제는 머나먼 옛날에나 통용되던 유토피아적 이데아가 되어버린게 엄연한 현실이 아닐까 합니다. 테일러준칙을 들먹이기에는 전세계가 너무 멀리 와버렸다는 거지요. 사실 패권국인 미국이 양적완화라는 듣도보도 못한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을 때부터 테일러준칙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이정표로 작동할 수 없었다고 보는게 맞겠지요. 물론, 이렇게 되버린 결과 뒷감당을 어떤 형태로 맞이하게 될건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어쨋던, 지금 미 연준이 보여주는 태도 뒤에는 조급함과 절박함이 엿보입니다. 테일러준칙이라는 기준치를 신경쓰다보니 그런 조급함과 절박함이 더 간절해지는 느낌인데, 오히려 문제는 전혀 다른 데에서 터지게 되지 않을까 하는게 제 느낌적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