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미국채에 롱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저 포함해서,,,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너무 성급하게 들어가는 건 리스크가 있을거 같아 글을 써봅니다.
현 시점에서 미국채, 특히 장기물에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두가지입니다.
-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경제상황이 지금보다 좋아진다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다. 당연히 미국 국채의 금리도 예전처럼 정상황 될 것이다.
-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연준이 긴축국면을 장기화시키면 결국 심각한 경기침체를 불러올 것이다. 당장은 몰라도 조금만 기다리면 미국채 말고 안전한 자산은 존재하기 어렵게 될 것이니 국채가격은 크게 오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물가상승율은 빠르게 내려오고 있고, 미국 기업들 실적도 본격적으로 무너지면서 경기침체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채 장기물 금리는 한때 빠르게 내려가다 지금은 다시 가파르게 상승 중입니다. 왜 이론과 현실, 내지 이상과 현실 사이에 이런 괴리가 생겼는지를 이해해야만 미국채 투자에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금 미국채 장기물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이유는 경기침체나 연준의 긴축 때문이 아닙니다. 일본이 기준금리를 올리는 조짐이 보이자 일본인들이 엔화를 들고 사들였던 막대한 양의 달러표시 자산들이 폭락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에 그런겁니다. 이와 비슷한 움직임이 몇달 전에도 있었는데, 그 때는 일본 중앙은행이 환율방어를 위해 미국 달러채를 다 팔아치우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죠. 당시에는 그런 불안을 달러화 강세가 부추기는 매커니즘이었던 반면, 지금은 엔화강세가 이런 달러표시 자산의 폭락우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국채 장기물 금리, 즉 시장금리가 폭락하면서 미국채의 가치가 상승하는 시나리오는 지금처럼 달러표시 자산들의 가격하락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된 다음에야 현실이 될 수 있는겁니다. 그 때까지는 최근의 상승, 즉 미국채 10년물 금리 3.4%대까지 금리가 떨어지는 걸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거지요.
물론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인한 달러표시 자산의 폭락에 대한 불안감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렵습니다. 달러약세, 즉 달러인덱스의 하락기조가 이제 막 시작하는데, 달러약세가 확실해지면 질수록 엔화강세로 인해 엔캐리트레이딩의 청산 리스크는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십년을 이어온 일본의 마이너스금리 기조가 이제 막 깨지려는 상황입니다. 앞으로 불안감은 당연히 커질수 밖에 없죠.
미국채에 투자하려는 입장에서 이런 불안감이 해소되고 다시 미국채 시장금리가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퇴조를 반영해서 떨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산시장의 거품이 확실히 꺼지고 바닥을 찍었다는 공감대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국채, 회사채, 주식, 부동산, 코인 어느곳 할 것 없이 서로가 서로의 거품을 꺼트리는 촉매제가 되면서 거품붕괴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국면입니다.
코인이 빠지니 나스닥이 빠지고, 달러가 강세로 가든 약세로 가든 흔들리는 외환시장이 미국채를 팔게 만들고, 이제는 모든 자산시장 중 가장 무거운 부동산 가격마저 하락속도를 올려가며 다른 자산들을 무너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이런 연쇄적인 거품붕괴가 가속되는 국면 동안에서는 설령 국채라 할지라도 올라가기 어렵다는 거지요.
물론, 이런 불안과 공포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 미국채에 대한 관심을 거두면 안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렇게 코인, 주식, 부동산, 국채, 회사채, 원자재 등등,, 모든 자산들의 거품이 다 빠지고 바닥을 찍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회복 내지 반등하는 자산은 역사적으로 국채였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