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미국시장의 움직임을 단적으로 상징하는 인베스팅 닷컴 화면입니다. 주식시장은 다우지수를 중심으로 의미있게 하락했습니다. 그 배경을 연준이사의 발언(금리 더 올려야 한다) 때문으로 분석합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중국의 리오프닝 이슈에도 불구하고 유가는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연준이사의 매파성 발언이 시장을 움직였다는 설명이 얼마나 궁색하냐면, 정작 미국채 금리는 크게 떨어졌거든요.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이 나오는 이유는 전문가들조차 어제의 미국시장 움직임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할 정도로 혼란하고 쌩뚱맞은 움직임이었기 때문일겁니다.
주식시장의 하락 하나만 보자면 지난 며칠간은 계속된 상승에 수익실현 매물이 나온걸로 볼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지난 동안의 주식상승기조의 명분이 “골디락스”, 즉 고용시장은 크게 침체할 조짐이 나오지 않는데도 금리인상이 멈추고 조만간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였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미국채 금리가 갑자기 크게 떨어지는 움직임에 오히려 주식시장이 떨어진 어제의 움직임은 쌩뚱맞기 그지 없습니다.
더 납득하기 어려운 건 유가입니다. 지난 동안 WTI 유가가 배럴 당 80불 근처까지 꾸준히 오르다 어제 다시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유가가 올라갔던 가장 큰 명분은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인한 석유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중국의 리오프닝 일정은 상당히 순조롭게 잘 이뤄지고 있으며, 부작용도 크지 않은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다우지수의 하락과 함께 한템포 쉬어가는 움직임은 예전에는 보기 어려운 모습입니다.
이런 시장의 움직임은 작년 한 해 동안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움직임입니다. 금리가 올라가면 당연하듯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석유가격도 떨어졌습니다. 금리가 떨어지는 이벤트가 발생하면 주식과 원자재도 그 반대로 움직였구요.
결국, 이런 생경스러운 광경은 올해 들어 새로운 시장흐름이 만들어지고, 점점 강화되기 시작하는 전조일수도 있다고 봅니다. 작년에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이라는 이슈가 시장을 완전히 집어삼켰던 것처럼 올해에는 그 반동으로 경기침체라는 이슈가 시장을 완전히 집어삼키게 될수도 있다는 거지요. 지금 경기침체라는 이슈가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는 견해가 사실이라면, 어제의 미국시장이 보여주는 쌩뚱맞고 설명하기가 꼬롬한 이런 이상한 움직임, 통상적이지 않은 일탈적인 움직임들이 앞으로 더 자주 나오게 될겁니다.
꼭 어제처럼 주식과 원자재, 그리고 국채금리 모두가 빠지는 형태가 아니더라도 설명하기가 애매한 이상한 변동들이 앞으로 더 자주 보인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경기침체를 향한 하나의 강력한 조짐 내지 신호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