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usmic.com/wp-content/uploads/2022/12/22_2_4주차수정보고서_2팀셀트리온.pdf

서울대 투자동아리인 SMIC에서 셀트리온에 대한 리서치 자료를 올렸더군요. 정성스런 내용을 잘 봤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간단하게 리서치 내용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1. 2023년, 즉 올해부터 역대 최대규모로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될것이다.
2. 셀트리온 계열사간의 복잡한 거래관계와 분식회계 이슈가 있었으나 일부 과실(개발비를 자산으로 과다하게 산정, 재고자산 평가손실 미반영)만 인정되었고 주된 지적사항들은 언급되지 않았다. 판매사인 셀트리온 헬스케어와 셀트리온 양사의 매출 상관계수는 0.92로 어느 한 쪽에 부당하게 과도한 매출인식을 한 흔적이 없다
3. 가장 기대되는 특허만료 예정인 바이오의약품은 휴미라CF인데, 10여개의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이 준비 중에 있으나 셀트리온의 유플라이마가 main player가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4. 판매제품이 많을수록 직판체제의 구축이 효율적인 전략이 될 것이며, 비용증가가 예상되지만 유럽에서의 성공적인 경험을 볼 때 미래가 낙관적이다.

긴 내용을 너무 억지스럽게 요약한 것일수도 있지만, 중요한 키워드는 다 들어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회계상 이슈가 해결되었다는 것, 올해부터 시장확대로 인해 매출의 신장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은 매우 큰 호재일겁니다. 이상한 건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현재 주가가 바닥에서 올라올 기미가 전혀 안보이냐는 겁니다.

리서치를 작성한 SMIC 측은 회계이슈가 이미 해결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올해 재무제표를 보면 왜 주가가 희망적인 전망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영업으로 창출한 현금이 6,790억원에서 1,421억원으로 80%가 감소했습니다. 때문에 법인세를 납부한 다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가 나버렸습니다. 왜 이런 변화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석에서 현금흐름 관련 내용을 확인해봤습니다.

작년 대비 1,000억원 이상 변동을 보인 항목을 보면 “매출채권의 변동”, “재고자산의 변동”, “기타 유동자산의 변동” 이 세가지 항목이며 이를 합치면 무려 6,287억원의 현금흐름의 차이를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2022년 회계감사에서 분식회계라는 의혹은 불식시켰지만, 이후 이렇게 상전벽해로 달라지는 회계항목들을 보면 현금흐름에 대해 안심하고 투자하기가 쉽지 않은게 당연합니다. 특히나 매출채권의 변동이 무려 5,514억원이나 되는데, 이렇게 매출채권의 변동이 심하면 영업이익률을 믿기가 어렵게 됩니다. 작년 3분기에 이어 올해 3분기에도 추가로 1,948억원의 재고자산 증가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걱정스럽고, 1,000억원이 넘는 기타 유동자산의 변동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주석에 제대로 나와있지 않은 것도 의문스럽습니다.

이렇게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여의치 않다보니 2021년 말 까지만 해도 1조가 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던게 3분기 현재 평상시 수준인 5,900억원 수준까지 내려와있습니다. 별다른 투자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인데 이렇게 되었다는 건 유형자산의 변화가 거의 없다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급격한 회계상 변화가 2022년 초부터 갑자기 장사가 안되어서 생긴 변화라기 보다는 셀트리온 3사를 합병하려는 과정에서 무언가 조정하려는 과정에서 나온 변화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긴 하지만, 어쨋던 재무제표가 깔끔하지 않고 의문을 품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는 건 부정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리서치 내용에서 강조하고 있듯 올해부터 사업확장의 신호탄이 될 호재들이 많기 때문에 복잡한 재무제표와는 별개로 회사가 확장을 하고 주가도 이에 호응하여 크게 올라갈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지난 3분기 동안 왜 이런 현금흐름의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인지 누구도 속시원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지금 투자를 결정하기에는 따로 확인해야 것들이 많이 남아있는게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