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온드림스쿨에 출연한 이영표씨 강연을 한 헬스 유투버가 보고 비판한 영상입니다. 영상이 제법 길지만 내용을 간추리면 이렇습니다.
“재능은 무시해도 되는 수준이다. 노력이 재능을 이긴다”, “열 방울의 땀을 흘렸는데 열한 방울만큼 성장하고 발전하는 거 없다. 정확하게 노력한 만큼 발전하고 이룬다. 그게 세상의 법칙이다”
이영표씨의 발언인데, 저는 완전히 동의하지 않습니다. 재능은 없고 노력만 중요하다는 이용표씨에게 제가 묻고 싶습니다. 그럼 당신은 메시보다 얼마나 나태했던 겁니까? 마르셀루나 필립 람보다 얼마나 불성실하게 훈련한 겁니까?
재능같은 건 존재하지 않고 자기는 노력만으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노력 노력” 자신있게 외칠 때는 “자신이 우월할 때”입니다. 자신이 열등한 상황에서도 똑같이 “노력 노력” 말할 수 있다면야 모르겠는데 저는 그런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축구는 재능과 약간의 운입니다”
마라도나가 한 말입니다. 그럼 마라도나는 노력이란 걸 안했을까요? 노력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일까요? 노력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재능이 중요하다 아닐까요? 노력 타령의 오만함은 “남들은 노력을 안 하는 줄 안다”는 겁니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효과적인 동기부여가 팩트폭행도, 마음을 보듬는 위로도, 어느 성공한 사람을 향한 부러움도, 누군가를 향한 복수심도 아닌 “나의 재능을 발견했을 때”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무언가 잘하는 걸 발견했을 때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고 힘들어도 즐겁습니다. “노력”과 “재능”을 양극단에 두려 하지만 재능이 뛰어나면 노력도 더 하게 됩니다.재능이 있으면 노력이 재미있어지니까요.
이영표 씨 건국대 나오셨죠? 명지대였던 박지성 선수도 그렇고 당시 한국 축구와 결이 달랐던 안정환 선수도 그렇고 학연 지연을 모르는 히딩크 감독이었기에 월드컵 대표로 선발되었죠? 또 어디 꼰대 감독이었다면 그 대학 출신으로 꽉 채웠을테니까요. 우리나라 유도는 모 대학 출신 아니면 국대 못 달죠? 노력과 무관하지만 우리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들이 진짜 없습니까?
“노력하면 된다. 노력을 의심하지 마라” 스스로 다짐하거나, 개인 간에 조언을 할 때는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강연장에서 학생들에게? 불특정 다수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절대로 그런 말을 하면 안됩니다. 정말 죽어라 해도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이도 있을수밖에 없는데 어따대고 노력하면 다 된다고 말하는 겁니까?
산이 높아야만 의지가 꺽이고 무릎을 꿇게 되는게 아닙니다. 정상인 줄 알고 올랐더니 아닌게, 그 허탈감이 무서운 겁니다. “노력으로 다 이룰 수 있다”는 달달한 거짓말이, 특히 이영표씨처럼 엘리트 교육 시스템에서 성공한 분들이 감히 하지 말아야 할게 요즘 젊은이들에게 노력하라고 조언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안해도 된다는 말만큼 노력으로 다 된다는 말도 하면 안되는 조언입니다.
저는 절대로 “어차피 타고나는 거니까 때려치자?”, “재능 없으면 하지 말자?” 이런 말을 하려는게 아닙니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게 그런 허무주의와 패배주의입니다. 인생 선배로서 조언을 해줘야 한다면 위인전에 나오는 꿈같은 소리 말고 자기 노력한거 자랑이나 하고 있지 말고 현실을 명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걸 알고 꿈을 쫓을지 현실적인 목표를 세울지 어린 친구들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여러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복권이 1등 아니면 꽝이라 생각지 말고 4,5등이 나올 복권인 줄 알면서도 열심히 긁었으면 합니다. 노력으로 다 되는 건 아니지만 재능이 없는데 노력도 안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게 되니까요. 나는 내가 특별하지 않아도 좋고 그래도 노력할겁니다. 그게 진짜 힘든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의 요소는 보통 노력과 재능, 그리고 운 이렇게 세가지입니다. 하지만, 이 세가지 중 우리가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재량권이 있는 건 오직 노력 밖에 없지요. 오해와 비극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합니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 결실을 맺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성공을 재능과 운으로 설명하다가는 욕을 먹기 십상입니다. 그리고, 자기 자존감에도 금이 가기 쉽겠죠.
나는 타고난 행운과 재능 때문에 성공했을 뿐 내가 잘난게 아니다는 고백을 담담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정말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성공한 사람이 자신의 열정과 노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본능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가 아직 젊고 성공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라면 성공한 사람들의 이러한 열정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었다가 낭패를 볼 수 밖에 없는거죠.
그래서 위의 영상에서 말하듯 자신을 돌아보며 재능이 있는지 점검하고 거기에 맞는 눈높이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지침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젊은 날 고민하고 이리저리 뭔가를 해보다 이제 와 얻은 결론은 조금 다릅니다.
제 생각은 성공을 위해서는 좀 더 과학적이고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게 매우 효과적인 성과를 내줄 수 있다는 겁니다. 무언가에 다다르기 위해 같은 노력을 해도 더 빨리 다다를 수 있는 지름길은 반드시 존재합니다. 통계학을 적절히 도입한다면 “운”조차 내 편으로 만들 수 있으며, 빈약한 재능도 과학적인 접근한다면 최대한 효율적으로 성과를 내는게 가능합니다. 통제할 수 없다 생각해온 운과 재능도 통제 가능하게 만들어주는게 과학에 기반한 합리적 전략의 힘입니다.
그렇게 조금만 찾아보고 조사해보면 좀 더 쉬운 길을 찾을 수 있음에도 이를 시도하지 않은 채 비효율적으로 헛고생만 하다 지쳐서 나가떨어지는 사람들이 저지른 악덕은 바로 눈치 없고 머리를 굴리지 않는 우매함에 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우직하게 한 방향으로 정진하는 열정을 모욕하는거라고 화내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간 성과가 나오지 않아도 객관적인 근거도 없이 그 길을 계속 우직하게 고집하는 건 우직함이 아니라 오만함입니다.
자신의 능력이나 판단력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하고 나만 옳다며 오만하게 주변을 돌아보려 하지 않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거지요. 네! 제가 바로 그랬다가 실패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교수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해도 계속 뒤쳐지는 안타까운 학생들을 관찰하면서 무섭도록 일치하는 그들의 공통점이 바로 그 오만함이었습니다.
노력을 나름 아끼지 않았다 자신했음에도 이상하게 실패를 거듭하는 경우라면 실제로 노력부족이 아닌 자신의 고집을 돌이키려 하지 않는 오만함,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점검하려 하지 않는 맹목이 그 원인은 아니었을까 그걸 고민해보는 것도 해결책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콧 애덤스가 쓴 “열정은 쓰레기다” ( http://www.yes24.com/Product/Goods/20356628 )는 정말 좋은 깨달음과 지침을 보여주는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아직 안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꼭 일독을 권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