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적인 사고

관동 대지진과 일본 지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지구본연구소 유투브 영상입니다. 당시 관동대지진으로 십만명이 넘는 사람이 죽었는데, 정작 집이 무너져서 죽은 사람은 소수였다고 합니다. 그 전부터 크고작은 지진이 잦은 일본의 특성상 목조주택이 대부분이라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일부 대형 석조건물을 빼면 집이 무너지는 일은 많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화재에 목재주택은 장작이나 다름없었고,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간 화재에 불타 죽거나 불길을 피해 하천에 뛰어들다 압사로 죽은 사람이 대다수였다고 합니다. 그 중에 가장 황당하고 잔인한 사망원인은 삶아져 죽은 사례,,, 워낙에 화재가 엄청나다보니 불길에 하천 물이 끓어서 하천에 들어가 있었던 사람들은 인파에 갇혀서 탈출을 못하고 삶아져 죽었다고 하네요.

그 전까지 자주 일어났던 지진에 충분히 익숙해지고 대비되어왔다 생각해왔던 건 단지 일차적인 사고에 안주한 무지였던 겁니다.통상적인 규모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위기라면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경로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걸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며 대비해야 진짜 제대로 된 대비가 될 수 있는거지요.

국가 단위에서 관동대지진 같은 일을 직접 당해보고 나서야 해당 사안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뒤늦게 대처하는 건 어쩔 수 없고, 해당 국가와 국민의 저력을 믿고 계속 버티는 게 가능하겠지만, 한 개인에 불과한 투자자들이 급변하는 투자환경에서 저렇게 단순하고 일차적인 사고에만 머물러 있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번들 결국에는 예상하지 못한 돌발상황에 계좌가 녹아버리게 될테고, 그걸로 끝입니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거죠.

그래서 항상 깊게 고민하고 사고의 가지를 여러방향으로 쳐나가는 연습이 중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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