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의 움직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20년 3월 기간동안 벌어졌던 미국채 수익률 발작사태가 주는 교훈

2020년 3월 코로나 위기로 미국의 경제는 계속 무너져내렸고, 주식, 부동산, 정크본드(고위험 회사채)같은 위험자산은 바닥을 모르고 침몰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가격이 오르던 건 변동성지수(VIX지수) 연동 ETF와 국채밖에 없었죠. 당연한 현상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있을 수 없는 일,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집니다. 난데없이 미국채금리가 갑자기 올라가기 시작한거죠. 경제가 무너져내리고 모든 위험자산이 쓰레기가 되는 와중에 안전자산의 왕인 국채가 갑자기 폭락하게 된겁니다. 이유는 기관투자자들이 국채etf를 환매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돈을 마련하지 않으면 고객의 환매러시에 대응하지 못해 부도가 날 수밖에 없는 자산운용사들이 이미 박살나버린 주식과 회사채시장에서는 돈을 빼갈 수 없으니 마지막 남아있던 미국채시장과 미국채etf를 팔아서 돈을 마련하기 시작한겁니다.

누가 봐도 상상하기 어려운 진풍경이었고, 그 사이 미국채 장기물 ETF는 수많은 똑똑한 이들의 피눈물을 마시며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그렇게 약 3주동안 미국채가 나락으로 떨어지다 미 연준이 미친듯한 완화조치를 쏟아내자 다시 급격하게 반등해서 발작이전수준까지 회복하게 됩니다.

이건 굳이 tmf나 tlt같은 미국채 레버리지 투자자들에게만 교훈이 되는 사건이 아닐겁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보면 저런 저런 이례적인 움직임이 금방 정상화 될거라는 걸 누구라도 쉽게 수긍할 수 있지만, 당시 시장참여자들은 팔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팔수밖에 없는 기관투자자들의 수급이 만드는 미친 가격변동을 버티기가 쉽지 않았을겁니다.

그 뿐 아니라 그렇게 비이성적인 광기에 휩쓸려 국채가격이 바닥으로 추락했을 때가 말 그대로 노다지를 캘 수 있는 최고의 기회였다는 걸 지금은 쉽게 말할 수 있어도, 해당 시점에 국채에 들어갈 수 있을만큼의 냉철한 이성과 사전준비를 해두었던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을겁니다.

여기에서 “왜 수많은 투자자들 중에 수익을 내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한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수 있을겁니다. 수많은 투자자들은 가격의 움직임에 눈이 돌아가서 직전까지 꾸준히 고수해왔던 자신의 판단이나 관점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려는 본능을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에 수익을 내기 어려운 것입니다.

이렇게 가격의 움직임보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전략, 투자 아이디어를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휘둘리지 않고 관철할 수 있는 사람, 수많은 이들이 미친듯이 어느 한 방향을 바라보고 쏠려있는 광기의 순간에서 그러한 현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이 소수의 승리자이자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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