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장기물에 투자할 때 주의사항

며칠 전 장 보뱅과 래리 서머스의 상반된 의견에 대해 기사들을 인용해서 소개해봤습니다. 이 두가지 상반된 의견을 확인하고 어느쪽으로 시장이 흘러가는지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흐름에 따라 투자해야 할 자산군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TIPS냐 장기물 미국채냐의 문제가 아니라 주식비중을 어느정도로 해야 할지, 어떤 섹터의 주식을 주력으로 들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판단이 모두 다 달라지는 문제입니다. 저도 TMF를 매수하고 있는 입장에서 투자의 성패를 결정적으로 가르게 되는 사안이 다름아닌 향후 물가전망 및 경기전망입니다. 그만큼 이 두 사람의 상반된 주장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거기에서 앞으로의 전략설정을 얼마나 현명하게 가져가느냐 하는데 물가와 경기 두가지 문제만큼 중요한 건 없다고 봐도 됩니다.

귀신이 아닌데 앞으로 어떻게 일이 흘러가게 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어느쪽이든 미리 대비하는 것 밖에 없습니다.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대비책은 물가와 고용통계를 계속 관심 가지며 관찰하는 일입니다. 당장 이번 생산자물가지수가 컨센 대비로도 크게 낮은 수치가 나왔습니다. 고용통계도 실업율은 늘어나지 않았으나 실업수당 청구건수등에서는 지금까지처럼 강고한 고용상황이 이어질지 의문을 들게 하고 있습니다.

https://www.blackrock.com/institutions/en-zz/insights/blackrock-investment-institute/global-weekly-commentary

2023년 4월 10일에 발표한 블랙락 연구소의 시장 커멘터리를 캡쳐한 화면입니다. 장 보뱅이 소장을 역임 중인 블랙락 연구소의 의견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이고, 장기국채는 위험하니 TIPS와 같은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에 투자하라는겁니다.

물론 이번 한번 물가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고 해서 장 보뱅과 블랙락 연구소의 주장이 틀렸다고 단언하면 안됩니다. 위에 링크에 나와있는 이들의 논리처럼 현재 물가상승율이 연준의 AIT(평균물가목표제) 상 목표치인 2%에 비교하면 여전히 한참이나 높은 상황이라는 지적은 여전히 유효한 현실인식입니다.

물가상승율이 당분간 시장예상을 밑돌게 나오더라도 여전히 안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요.

앞으로 다가올 돌발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두번째 행동은 미국 내 정치적인 변수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것입니다.

설령 물가가 빠르게 안정되거나 경기침체 조짐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하더라도 집권당인 민주당이 내년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돈을 더 풀고 완화적인 정책들을 동원하기 시작한다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미국채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장기채 금리가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공화당이 정부부채협상에 협조하지 않고 여야가 극한대치를 하더라도 예전 오바마 정권때처럼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미국채 금리가 일시적으로 크게 상승하지 말라는 법도 없는겁니다. 이렇게 인플레이션이나 정치이슈가 아니더라도 여러 돌발적인 수급이슈들은 언제든 나올 수 있기에 장기물 미국채수익률이 크게 올라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때문에 미국채 장기물에 투자하고 싶다면 훨씬 더 장기적인 관점과 인내심을 가지고 내년 선거 후까지 기다리며 분할매수를 해야 수익을 볼 확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현금비중을 반드시 확보해놓고 바닥이 왔을 때에도 당황해서 손절하지 않을 준비를 해놓아야 하는 것이 미국채 장기물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미래의 위험과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실천이 될것입니다.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