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바보라도 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라는 것은, 내가 꿈꾸는 완벽한 기업의 속성 가운데 하나다.
만일 어떤 회사가 이익도 많이 나고 재무상태표도 건전하며 (따분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면)(회사 이름이 따분하다면) (혐오스러운 사업을 한다면)(기관투자자가 보유하지 않고 애널리스트들이 조사하지 않는다면), 이런 회사 주식은 헐값에 살 수 있는 시간이 넉넉하다. 이후 이 회사가 유행을 타고 고평가되면, 유행을 좇는 투자자들에게 매도하면 된다.
사람들은 고성장 업종에 투자하려 하지만, 고성장 업종은 소음과 격노만 가득할 뿐이다. 나는 플라스틱 나이프와 포크 같은 저성장 업종에 투자하는 편을 더 좋아한다. 그것도 장의사 같은 성장 정체업종을 찾을 수 없는 경우에만 말이다. 성장 정체 업종이야말로 대박 종목이 탄생하는 곳이다.
나는 항상 틈새를 찾는다. 완벽한 회사는 반드시 틈새를 보유해야 한다. 가네트는 일간신문 90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부분이 그 도시의 유일한 주요 일간지였다. 화학회사들은 살충제와 제초제에 틈새가 있다. 독물에 대해 승인을 받는 일도 치료제에 대해 승인을 받는 일만큼이나 어렵다.
나는 장난감 만드는 회사보다는 약품, 청량음료, 면도날, 담배를 만드는 회사에 투자하겠다. 장난감은 어린이마다 하나씩만 구입할 뿐이다. 꾸준한 사업이 주변에 널려있는데, 변덕 심한 사업에 메달릴 이유가 어디있는가?
가격전쟁 속에서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회사에 투자하는 대신, 오히려 혜택을 보는 회사에 투자하라. 컴퓨터나 스캐너가 회사의 비용을 3% 절감해준다면, 이것만으로도 회사의 이익이 두 배로 늘어날것이다.
내부자의 주식매도는 대게 아무런 의미가 없으므로 여기에 반응한다면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내부자가 주식을 매수할 때는 오로지 한 가지 이유뿐이다. 주가가 저평가되어 결국 상승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피터 린치는 왜 사람들에게 인기있는 고성장 업종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는 커녕 “성장정체업종”을 선호하고 찾아다녔을까요?
첫째로는 수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주목하는 업종은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달려들어 기업을 분석하고 좋은 점으로든 나쁜 점으로든 엄청난 정보를 유통시키기 때문에 “틈새”를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일겁니다. 일단 많은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영역에서 시장은 지극히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으며, 그러한 효율시장 하에서는 정보의 비대칭도,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기회도 찾을 수 없습니다.
두번째로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고성장 업종(섹터)에서는 경쟁이 치열합니다. 어떤 회사가 고성장 업종에서 기록적인 실적을 올리며 주목받게 되면 수많은 자본이 그러한 고성장 업종에서 돈을 벌기 위해 뛰어들어 회사를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먼저 치고 나간 선발주자를 따라잡기 위해 가격경쟁을 시작하지요. 진짜 돈은 그러한 경쟁으로 인해 해당 제품을 싸게 구입해서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이 벌게 됩니다.
결국 그렇게 수많은 회사들이 출혈경쟁을 벌이다 보면 버티지 못해 많은 회사들이 문을 닫거나 합병되며, 시장의 수요성장도 줄어들어 해당 업종은 사람들에게 외면을 받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누구라도 더이상 해당 업종에 뛰어들지 않는 대신 적응에 성공해 일정수준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기업은 이제 경쟁자들의 압력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최근의 각종 플랫폼사업이나 미국의 빅테크기업들을 보면 생각을 달리 해야지 않겠느냐고 반론을 할수도 있을겁니다. 일단 초기에 엄청난 자본과 투자를 통해 시장을 장악하면 네트워크효과로 인해 다른 후발주자들이 진입할 수 없게 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사실에서 과거의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독점기업들이 앞으로도 계속 출현할 가능성이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무엇보다 정치적인 반발이 심합니다. 여기에 더해 네트워크 효과를 누리며 독점적 지위를 확보한 기업은 이미 수많은 투자자의 관심 속에 고평가상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세상에는 네트워크 효과 말고도 특정한 영역이나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해주는 수많은 경로들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각종 법규제, 환경이슈 등으로 인해 생산설비를 더이상 늘릴 수 없는 상황, 이미 대중에게 각인되버린 브랜드가치, 역설적이지만 너무나 성장성이 없어 아무도 들어갈 생각을 안하기 때문에 생기는 상대적 우위 등등,,, 어마어마한 자본과 리스크감수를 통해서만 확보할 수 있는 네트워크효과가 아니어도 각자의 영역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커다란 투자 없이 이익성장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기업들이 많다면 텐베거 같은 진짜 기회는 그렇게 소외된 곳에서 더 쉽게 찾을수 있을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