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미원과 같은 조미료에 항상 들어가는 원료인 MSG(Monosodium L-glutamate)에 대한 유해성 논란은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애초에 MSG라는게 무슨 대단한 독소가 아니라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이고 대부분의 천연식품들 중에도 다량 함유되있는 성분이기 때문에 일상생활 중에 노출되는 정도의 용량으로 유해성을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FDA에서도 일상에서 접하는 통상적인 용량의 MSG는 유해하지 않다고 결론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대목에서 조심해야 하는게 “유해하지 않다”는 말이 “안전하다”와 같은 의미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걸 생각하지 못하면 자칫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를 남용하게 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자신과 가족의 건강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위에 유투브 닥터쓰리의 MSG관련 영상은 제목은 굉장히 공격적이고 선정적이나, 내용 하나하나를 보면 중립적이고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신경을 많이 쓴 흔적이 보이기 때문에 영상을 진지하게 한번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간단히 요약해서 MSG에 긍정적인 입장과 부정적인 입장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MSG에 긍정적인 입장
- 건강한 사람에서 통상적으로 섭취하는 MSG 용량으로는 두통, 구토나 어지러움 등의 증상으로 대표되는 chinese restaurant syndrome을 일으키는 증거가 없다.
- MSG라는 물질 자체가 천연 식재료에 다량 포함되어 있으며, 상당량을 복용해도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 혈중 glutamate 농도가 올라가더라도 정상적인 BBB(blood-brain barrier)를 통과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경흥분독소로 작용하기 어렵다
- 당장 식약처나 FDA에서도 MSG의 안정성을 거듭 인정하고 있다.
MSG에 부정적인 입장
- 루게릭병, 치매,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같은 신경세포의 퇴행성 변화 및 파괴에 의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에서 MSG의 섭취시 정상인보다 매우 빠르게 혈중 glutamate 농도가 늘어나며, 이러한 기저질환만으로도 BBB가 파괴되어 glutamate가 통과하기 쉬워지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위험해진다.
- 장내벽과 BBB가 손상되거나 열리는 상황은 매우 흔하고 일반적이기 때문에 건강한 상태의 BBB를 glutamate가 통과하기 어렵다는 것은 안전하다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된다(당뇨, 고혈압, 두부외상, 진통제나 제산제, 항생제등의 복요, 다발성 경화증, 류마티스 질환,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발열, 감염, 스트레스, 과도한 운동, 중금속 등 독소에 노출, 50대 이상의 노화, 뇌경색, 뇌출혈, 뇌종양 등등)
- 이것도 BBB가 존재하는 부위가 그렇다는 것이고, 뇌하수체 등 BBB가 존재하지 않는 여러 부위에서는 처음부터 glutamate에 아무런 장애 없이 그대로 노출된다.
- 어린이들은 특히 MSG가 함유된 음식을 좋아하며, 그러한 선호 때문에 MSG에 노출이 어른보다 훨씬 많다. 그런데, MSG로 인한 신경흥분독소의 영향으로 지능발달이 저하되는 것을 정확히 확인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어렸을 때 단순 계산능력이나 기초적인 인지능력을 측정하는 것으로는 MSG의 영향을 측정할 수 없다.
- 천연 식재료에 포함되어 있는 MSG는 단백질 고분자 내에 강하게 결합되어 있는 형태로 존재한다. 때문에 소화되는 동안 매우 서서히 혈중 glutamate농도를 올리게 되지만,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조미료 내의 MSG는 자유롭게 움직이는 형태이기 때문에 섭취 후 매우 급격하게 농도가 올라간다.
- 식품회사에서 MSG의 나쁜 이미지를 우회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용어들로 바꿔서 표기하고 있다(autolyzed progein, autolyzed yeast, caseinate, plant protein extract, textured vegetable protein, natural flavor 등등). 소비자들로 하여금 MSG가 들어있지 않다고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 위험하다.
제 개인적으로는 이거저거 다 떠나서 비만상태인 실험동물을 만들기 위해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 다름아닌 MSG라는 사실을 알고서도 어린아이들의 MSG 섭취에 대해 무감각하고 경계심이 없는 어른들이 있다는 사실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걸 다 떠나서 아이들이 커서 비만으로 인한 수많은 합병증으로 고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MSG를 과다섭취 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면 이 문제는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오랫동안 찬반간 많은 논문과 연구들로 의견교환이 지속되어왔던 주제입니다. 영상에서는 그 동안 정치적인 문제로 잘못된 논문들이 MSG 옹호입장을 대변했었던 사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돈과 정치가 학문적인 문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https://mobile.newsis.com/view.html?ar_id=NISX20150512_0013656928#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MSG에 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입장 양 쪽에서 공통적으로 매우 우려하고 비판적인 문제가 있다는 점인데, MSG가 매우 다량 포함되어있음에도 MSG가 들어있지 않다는 식으로 호도를 하고 천연재료를 썼다는 식으로만 홍보하는 식품들에 대한 문제입니다.
“XO 소스나 굴 소스를 쓰고 MSG를 쓰지 않는다”고 홍보하는 광고문구,,, 정말 어처구니가 없지요. 애초에 그 소스들 자체가 엄청난 양의 MSG를 농축한 조미료인데 말이죠. 한 술 더 떠 비장의 소스, 특제 양념 이런 식으로 아예 주성분 자체를 공개하지 않는 행태들도 비일비재합니다. 이런 식의 말장난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들을 규제해야 하는 건 정부의 역할인데, 빠른 행정적인 대처를 촉구하게 됩니다.
어쨋던, FDA가 승인했으니까, 식약처가 유해하지 않다고 인증했으니까 맘놓고 먹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실 분들이 많지만 유해하지 않다고 인증했다는 사실이 정말로 마음껏 먹어도 안전하다는 사실과 절대 등식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유념시길 당부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