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내가 이 종목에 흥미를 느끼는 이유, 회사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앞길에 놓인 함정은 무엇인가에 대해 2분동안 혼잣말하기를 좋아한다.
저성장주 투자는 아마도 배당을 기대하기 때문이다(그렇지 않다면 이런 주식을 왜 보유하는가?). 따라서 독백의 주요 요소는 이렇게 된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동안 매년 이익이 증가했고, 배당수익률도 매력적이다. 배당이 감소하거나 연기된 적이 한번도 어다. 실제로 지난 세 번의 불황을 포함해서 경기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배당을 늘려왔다. 이 회사는 전화 설비회사이며, 새로운 이동전화 사업을 시작하면 성장률이 대폭 높아질 것이다.
경기순환주에 대한 투자를 생각한다면, 독백은 사업환경, 재고, 물가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자동차 업종은 3년동안 침체를 겪었지만, 올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근래에 들어 처음으로 자동차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GM의 새 모델이 잘 팔리고 있음을 내가 확인했고, 지난 18개월 동안 회사는 비효율적인 공장 5개를 폐쇄했으며, 임금을 20% 절감했고, 이제 곧 이익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다.”
만일 자산주라면, 자산이 무엇이며 그 가치가 얼마나 되는가? “ 주식은 8달러에 거래되지만, 비디오카세트 사업부 하나만 해도 가치가 주당 4달러이며 부동산의 가치가 7달러다. 이것만으로도 헐값이다. 회사 내부자들이 주식을 매수하고 있으며, 회사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고, 이렇다할 부채도 없다.”
회생주라면, 회사는 운명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으며, 그 계획이 지금까지 효과를 보고 있는가? “제너럴 밀스의 사업다악화에 대한 개선작업이 커다란 진전을 보이고 있다. 11개였던 기본 사업을 2개로 감축했다. 5개 계열사를 매각하여 최고금액을 받았고, 가장 잘하는 본연의 업무인 식당업과 포장식품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대형우량주라면, 핵심 주제는 PER이 얼마인지, 최근 몇 달 동안 주가가 급속히 상승했는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 어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지 등이다. “ 코카콜라는 PER이 바닥권에 도달했다. 지난 2년간 주가가 꼼짝도 하지 않았다. 회사는 여러면에서 개선되었는데도 말이다. 다이어트 음료의 성장률이 극적으로 높아졌다. 작년에 일본 사람들은 전년보다 콜라를 36% 더 마셨고, 스페인 사람들은 소비량이 26% 증가했다. 회사는 독립된 지방 유통업체들을 사들이고 있다. 이제 회사는 유통과 국내매출을 더 잘 통제하고 있다.”
고성장주라면,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고속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가? “라 킨타는 텍사스에서 사업을 시작한 모텔 체인이다. 이 회사는 텍사스에서 수익성이 아주 높았다. 회사는 아칸소와 루이지애나에서 성공적인 영업방식을 되풀이하였다. 작년 모텔 체인을 20% 확대했다. 이익이 분기마다 증가했다. 부채는 과도하지 않다.”
나의 빌드너스 투자는 기업에 도취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온갖 질문을 다 던지고도 아주 중요한 질문 하나를 빠트렸는데, 알고 보니 바로 이것이 회사의 치명적인 결함이었다. 빌드너스의 포장판매 음식은 이미 맞벌이 부부들에게는 구원이 되었다. 음식점은 깨끗하고 효율적이었으며, 고객들이 붐볐다. 돈도 엄청나게 벌고 있었다. 이 회사는 과도하게 부채를 일으키면서 무리할 생각이 없었다. 모두 긍정 요소였다. 그러나, 주식 공모 후 새 매장을 여러개 열었으나 완전히 실패했다. 실패 후 더 먼 도시로 확장했지만, 빠르게 확장하다보니 자금 압박을 받게 되었고, 돈이 바닥난 다음에는 두번째 기회가 없었다. 나는 빌드너스에 대해 “이 아이디어가 다른 곳에서도 통하는가?”라는 질문을 빠뜨렸다.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내가 이 종목에 흥미를 느낀 이유를 2분(!)동안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 보유종목들을 이렇게 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정말로 시간과 열정을 들여서 매입한 종목들 보다는 적당히 2021년의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주가가 크게 떨어졌던 종목들과 반도체 사이클업종,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수출이 잘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섹터인 자동차 주식들이 단지 미래가 불안하다며 저평가받고 있는 국면에 사모은 종목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충분히 싸보인다는 매력은 있지만, 기대수익률을 높게 잡고서 몇년씩 보유할만한 종목이 없습니다. 매크로 이슈로 경기침체가 극에 달하는 시기가 온다면 여기서 주가가 더 떨어졌을 때 추가로 매수할 계획정도만 세워놓은 매입이유가 빈약한 종목들 밖에 없다는 점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만, 적어도 제가 매입한 종목들, 매입을 고민하고 있는 종목들이 저성장주, 경기순환주, 자산주, 회생주, 대형우량주, 그리고 고성장주 중 어느 분류에 속하는지를 구분하고, 본문에 언급되어 있는 그러한 기본적이고 간단한 체크사항들을 점검해보는 작업은 긴 시간이나 고민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다들 한번씩 실천해보는 걸 권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분명한 매입이유를 가지고 매입했다 생각해왔던 것이 객관적으로도 정말 그런 것인지 한번씩 점검하다 보면 분명 기존의 내 생각을 깨트리는 여러 경험들을 하게 될수도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