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몸무게는 약간 과체중 쪽이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당장 큰 일이 나는건 아니지만, 이대로 놔두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질환으로 직업을 잃게 될지 모르기에 조심을 해야 합니다. 영상의학과 전공만 수십년을 하다보니 식사습관쪽의 최신지견을 접하지 못해 여러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약사가 들려주는 약 이야기”가 정확한 정보를 깔끔하고 알기쉽게 정리해놨더군요. 여러분들에게도 추천드리고 영상 보시기 전에 간단히 고지혈증을 교정하기 위한 습관들에 대해 요약해볼까 합니다.
고지혈증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제대로 개선하기만 하면 6개월에서 1년 내에 교정이 가능합니다.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같은 다른 성인질환들보다 훨씬 예후가 좋은데다 제대로 교정만 한다면 스스로도 자신감이 붙기 때문에 다른 성인질환들의 예방과 조절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어서 생활교정을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기에 좋습니다.
- 고탄수화물 식품들을 피할 것 – 빵(식빵, 카스테라, 도넛, 꽈배기 등), 면류(라면, 국수, 소바, 냉면, 짜장면, 마라탕, 짬뽕 등), 곡류 중 옥수수와 감자, 배달음식(피자, 떡복이, 분식 등) –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간에서 중성지방 축적을 유발하면서 이 두 경로를 거쳐 결과적으로 혈중 LDL콜레스테롤 증가를 유발
- 트랜스지방 함유식품 조심- 통상적인 분자구조가 아니어서 지방대사를 교란해 몸에 축적되면 잘 배출되지 않고 빠르게 비만과 고지혈증을 유발하며 불고기 버거, 피자, 비스킷, 과자, 마트에서 파는 빵, 팝콘 등 마가린과 쇼트닝 기름을 사용하는 식품들
- 액상과당 및 최종당화산물 섭취를 줄일 것 – 커피시럽, 탄산음료, 믹스커피, 박카스 등 자양강장제, 요구르트, 오렌지 주스 등의 액상과당 포함 식품과 잘 구워져서 갈색이거나 탄 부분이 있는 고기들(마이야르반응), 캐러맬반응(설탕의 가열후 강변)에 포함된 최종당화산물들을 조심할 것
- GI(glycemic index)수치가 60 이상인 식품들 주의할 것- 아이스크림, 팝콘, 흰 쌀밥, 달콤한 시리얼, 호박, 메론, 프렌치프라이, 빵, 과자류 등
- 과거에는 피하기를 권했지만, 현재는 뚜렷한 증거가 없어 논란 중인 것들 – 소고기 마블링이나 튀긴과자, 초콜릿, 라면, 닭갈비, 닭껍질, 햄, 베이컨 등에 포함되어있는 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중 건강에 좋은 HDL콜레스테롤을 많이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수십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통계조사들에서도 포화지방산의 섭취가 심장질환 및 뇌혈관질환의 유병율을 높이지 않는 것으로 나와있으므로 자제할 필요는 없음
- 과거에는 피하기를 권했지만, 현재는 뚜렷한 증거가 없어 논란 중인 것들 2탄 –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는다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며, 콜레스테롤을 섭취한다고 해서 심장질환의 유병율이 올라간다는 보고도 없음. 달걀 노른자, 오징어, 멸치, 굴, 생선(특히 장어) 등을 콜레스테롤이 많다고 피할 이유는 없음.
해당 영상 외에도 다양한 유투브 영상이나 자료들을 봤지만, 이정도 이상으로 어렵고 복잡하게 써져있는 내용들 중에서는 부정확한 것들이나, 사실관계를 교묘하게 비틀어서 영양제나 건강식품 장사로 유도하는 사이트들도 꽤 있었으므로, 너무 복잡하고 자세하게 뭘 하려하지 마시고 있단, 이 정도만 알고 당장 실천하는 것부터 시작하는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이런 음식들을 절대 먹지 말라는게 아니라, 먹는 양을 현재 자신이 습관대로 섭취하는 양의 3분의1이나 절반정도까지만 줄여보는게 적절합니다.
사실, 대표적으로 Glycemic index가 높은 음식이 흰쌀밥(!)입니다. 쌀밥을 평소 먹는 양의 절반이나 3분의 1을 줄이고, 그 대신으로 다른 걸 더 먹지 않으면서 군것질이나 주전부리로 먹는 것들을 끊게 되면 처음에는 정말 견디기 어려운 공복감과 무력감이 엄습해 옵니다. 그러한 고통과 심리적 타격이 없이도 내 상태를 해결할 수 있는 꼼수(?)를 찾아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최신 정보를 모아보지만, 대부분 거짓정보이거나 비싼 영양제 홍보하는 쪽으로 연결되는 정보들입니다.
이럴때일수록 우리가 되새겨야 하는 지혜로운 한마디 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충분히 검증된 정보, 그리고 고통을 견디며 이를 실천할 의지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