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25일 퇴근시간에 방송했던 팟캐스트 신과함께에 나왔던 직장인 투자자 김철광씨 사연이 재미있고, 새겨볼게 있어서 요약해 봅니다. 요즘 장이 어려워 흔들렸던 제게 중심을 잡게 해주는 이야기가 참 많이 위로가 되었던것 같습니다.
1. 투자의 시작과 투자전략의 변천
1-1 직업이 법조인이고,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철광씨는 투자라는 것을 금기처럼 생각했으나, 1달란트를 맡아서 땅속에 묻었다가 악한 종이라며 쫓겨난 종의 비유를 통해 마음을 고쳐먹고 투자를 시작.
1-2 맨 처음에 경영학과를 다니던 동생의 800페이지짜리 증권투자론을 6개월동안 탐독하면서 투자를 준비
1-3 처음에는 기업의 가치평가방식 중 하나인 배당할인모형에 기초해서 매쿼리 센트럴, 매쿼리 인프라 등에 투자. 2008년도 폭락으로 주가가 4천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배당수익률이 10%를 넘기던 기회를 잡고 성공, 쉘 코리아에 투자했다 30% 폭탄배당을 받으며 성공.
1-4 2008년 폭락기에 배당주로 승승장구했던것에 반해, 당시 폭락한 주식을 담았던 투자자가 훗날 대박을 내던 때에는 소외됨. 이때부터 다양하게 전략을 바꾸기 시작. 실적 이벤트를 예상한 투자(한경tv),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기업에 투자(오이솔루션, 에코 마켓팅), 등등. 하지만, 전략을 바꾸어도 시간이 지나면 이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효과가 떨어지는걸 체감중
2. 투자 철학에 대한 이야기
2-1 직업과 투자,, 판검사는 “이거다!” 싶으면 다른건 무시하는 직업적 습관, 변호사는 의뢰인의 말을 너무 믿는 직업적 습관이 위험하다. 의사는 바빠서 주식창을 볼 시간이 없고, 한가지 정보만 가지고 진단하지 않고 계속 의심하는 습관, 시간을 두면서 계속 추적관찰하는 습관이 투자에 도움이 되는거 같다
2-2 현재는 4-50종을 분산투자중, 절대 시세를 보지 않는다. “시세가 사람을 현혹하기 때문에”. 투자 시작하기 전부터 “어떻게 하면 시세창을 안보고, 장중에 주식매매를 안할까”를 고민해왔다. 지금은 장모님(주식을 전혀 모름)에게 거래를 맡긴다. 어느날 얼마에 사고 팔라는 주문을 내달라고 부탁.
2-3 주식계좌를 여러개로 분리해놓고 장기투자용, 배당주용, 놀이용(?) 계좌를 따로 해놓고 장투용이나 배당주 계좌는 아예 hts 등록도 하지 않는다.
2-4 내 마음을 다 들여다보고 알고 있는 악마와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승률을 높이려면 내 마음과 내 손을 따로 분리시켜놓아야 한다. 실제로 3년 이상 장투 계좌가 자주 거래하는 계좌보다 수익률이 더 좋더라.
2-5 투자의 본질은 보상에 있다. 투자의 보상은 위험보상과 시간보상 두가지가 있을뿐, 다른 보상을 기대하면 안된다.
3. 소감
전업투자자는 제가 가고자 하는 길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직장인 투자자의 이야기인 이번 편이 제게는 크게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제일 부러웠던 부분이 투자를 시작할 때 공부를 제대로 하고 시작했던 부분이네요. 800페이지짜리 증권(주식과 채권등을 모두 포괄해서) 투자론을 6개월에 걸쳐 연구하고 나서 투자를 시작했다는게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랬기 때문에 처음 투자 시작할 때부터 배당할인모델에 기초해서 성공을 할수 있었던 거겠죠.
그랬던 그가 한번 벽에 부딪히고 나서 계속 전략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진화해간 것도 인상적입니다. 결국에는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로 안착하게 되는데, 왜 그렇게 되는지가 이해가 되더군요. 투자에 있어서 어떤 특정한 전략이나 방법론이 크게 효과가 있다는게 알려지면, 지금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금새 그러한 전략을 따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됩니다. 당연히 그런 추종자가 늘어나면 그만큼 먹을것이 없어지게 되고, 세상이 긴밀하게 연결되갈수록 하나의 전략이 통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들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장기투자나 분산투자라는 건 사람들이 쉽사리 따라하기 어렵습니다. 이건 전략이나 방법론이 아니라 태도와 실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팟캐스트 내용중에서 가장 가치 있었던 이야기는 “어떻게 하면 종목 시세창을 안보고, 장중에 거래를 안할수 있는가”에 대해 김철광씨가 고민하면서 개발해왔던 다양한 방법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방법 자체가 아니라, 그만큼 진지하고 처절하게 시세창 안보려고 고민해왔던 그 고민의 깊이를 이해할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어제 일을 하다 잠깐 쉬면서 주식이 전반적으로 크게 요동치며 변하는걸 보면서 중심을 못잡고 조선주를 추매하고 LG디스플레이를 손절했었습니다. 조선주를 저가에 살 수 있었던건 좋았지만, 하필이면 장중에 그렇게 가격창을 들여다보고, 거기에서 원칙적으로 자제하자 다짐하고 있었던 손절거래까지 하게 된 건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느끼던 차에 이런 내용을 듣게 되니 더욱 “실천”이라는 것에 대해 더 고민하고 절박해지자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당장은 장중 시간에는 hts나 네이버 게시판에서 주가 확인 안하고 거래도 예약거래만 걸어놓는것부터 시작해야겠어요. 진작에 그러자고 다짐하면서도 망설임이 있었는데, 이제는 진짜 실천해야겠습니다.
어제 음력 생일을 맞아 이제는 저도 변명할 수 없는 50세가 되었는데, 투자라는 걸 너무 늦게 시작한 셈입니다. 김철광씨처럼 세월이 흐르면서 달라지는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기에는 머리도 굳어있고, 경험도 없는데다, 김철광씨처럼 제대로 배운 후에 시작하지를 못한건 아픈 현실인것 같습니다. 이제부터 제대로 투자를 해나갈수 있는 시간이라는게 많으면 10년 정도인데, 그 사이에 월급에서 달달이 떼어 적립식 투자를 통해 부를 일궈간다는 목표라는게 쉬워보이지 않네요. 하지만, 그럴수록 급하면 안되겠죠. 처음에 습관부터 바르게 잘 들여놔야 합니다. 김철광씨의 이야기에서 핵심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소한 것 하나부터 습관을 잘 들여놓지 않으면 결국에는 일이 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항상 강조하는거지만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합니다. 다든 건강하시고 활기찬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