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개발 사업보고서 분석

들고 있는 유동자산이 시가총액보다 더 많은 회사. 그 유동자산의 대부분이 현금성 자산인 우량한 회사. 건설사 답지 않게 신용등급 AA+. 상장되있는 건설사들 중 부채비율이 가장 낮은 우량회사.

예전 장하성펀드와의 일화같은 갖가지 뉴스를 만들어내기도 했던 워낙에 유명한(?) 회사다 보니, 가치투자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관심이 없을수가 없는데, 최근에는 주가가 더 빠졌더군요. 장하성 펀드와의 대결 이후에는 배당도 꽤 쏠쏠히 주기 때문에 작년 연말 기관이 고배당주를 많이 담아놨다 최근까지 팔아대는 통에 주가가 더 빠졌을 수 있다 봤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이 저가매수의 기회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사업보고서를 보는데, 재밌더군요.

동원개발과 특수관계(오너 일가친척)에 있는 기업이 무려 26개입니다. 동원개발 지배구조라고 구글검색하면 나와있는 그림도 복잡하기 그지없는데, 이마저도 다트에서 검색해보면 지배관계가 조금씩 달라져있어요. 2018년 1년동안의 매출이 6천억원인데, 내부거래액은 1,800억원입니다. 

물론, 내부거래가 무조건 나쁜건 아닙니다. 보통 안좋은 회사들의 내부거래는 특수관계인 회사들이 현금을 빼가는 거래를 많이 하지만, 동원개발은 도급사업 중심의 회사이기 때문에 반대로 특수관계인 회사들이 발주를 하면 동원개발이 공사를 하고 현금을 받아가는 거래가 대부분입니다. 관계사에 보증을 해준 것도 PF 연대보증때문에 빌려준 것이라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내부거래들 중 아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주)건설뱅크라는 회사에 돈을 3,000억원이나 빌려준 부분입니다. 물론, 이 건설뱅크라는 관계사가 이 돈을 빌려가서 떼어먹을거라는 정황은 안보입니다. 이자는 상당히 저렴한 편이라 동원개발이 이자수익으로 3분기까지 21억원을 챙겼는데, 연이자로 치면 1%정도밖에 안되죠. 

어쨋든, 이런 내부거래가 굉장히 많고, 또 많아졌다는 건 분명하고, 지금같은 건설불경기에서는이게 이 회사의 강점이 될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다 문득, 김상조 위원장은 왜 이런 식의 일감몰아주기를 방치하고 있는걸까 궁금해서 기사를 검색해봤더니 “사각지대”를 아주 잘 활용하고 있더군요. 오너 개인의 지분이 30%를 넘는 경우에 이런 일감몰아주기 행태를 감시하고 규제한다는 걸 역이용해서 오너 개인의 지분은 15%정도에 불과하고, 실제 지분율 32%를 들고 있는 동원주택이라는 회사를 통해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감몰아주기 감시대상에서 빠져있는겁니다.

물론, 이 동원주택의 대주주는 오너일가겠죠? 그래서 dart에서 검색해보는데 굉장히 의아하고 재미있는 결과가 나옵니다. 정확한 지분율에 대해서 나오지 않은 대신 “장창익”이라는 사람 한사람만 나와있기 때문입니다. 이 장창익이라는 사람은 장호익씨의 동생이자, 창업주의 셋째 아들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동원주택의 지배구조를 단편적으로나마 알 수 있는 자료는 동원개발 사업보고서에 들어있습니다. 출자자가 4인이고 동원개발의 1대주주인 장호익씨가 47퍼센트의 지분을 들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자료가 맞다면, 승계 자체는 장남인 장호익씨로 완결이 났다고 보입니다.

그리고, 앞서 동원개발에게서 3,0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1%도 안되는 저리로 빌려간 건설뱅크라는 회사는 이 동원주택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자회사입니다. 무려 3,000억원을 빌려간 건설뱅크라는 이 자회사는 dart에서 검색도 안되더군요. 제가 건설업을 잘 알고 있는 입장이 아니기에 추가적인 조사는 난감한 일이 아닐수 없습니다. 

이제부터는 뭔가 좀 더 정성과 시간을 들여야만 이 동원개발이라는 회사의 제대로 된 지배구조를 파악할 수 있겠더군요. 그런 노력을 하기 전에 이 회사가 과연 내가 그런 품을 들일만한 가치가 있는 회사인가를 먼저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유동성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어려운 시기를 버텨내고 나중에 날개를 펼칠 준비가 되 있는 튼튼한 회사라고 보일수 있습니다. 특수관계에 있는 수많은 관계사들 중 일부를 들여다보면 딱히 대놓고 횡령을 하려는 의도가 보이거나, 부실해보이는 것 같지도 않구요.

하지만, 진짜 걱정해야 할 점은 건설업이 지금보다 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이렇게 많은 특수관계회사들 중 어디에서 뭐가 터질 지 알 수 없는겁니다. 

여기에 더해 주식을 1%도 가지고 있지 않은 79세의 창업주 장복만씨가 아직도 경영일선에서 모든걸 좌지우지하고 있는 정황도 보입니다. 2018년 1월 지방신문기사에서 장복만씨가 향후 업종전환을 염두에 두고 여기저기 묻고 다닌다고 직접 언급한바 있습니다. 

회사의 업종전환과 같은 중대한 경영결정을 승계를 받은 장남이나 회사의 시스템이 아니라 아직까지도 자신이 직접 챙기고 있는 모습은 79세라는 그의 나의를 생각하면 강점 보다는 리스크에 가깝다고 봅니다. 혹시라도 모를 유고시 아들들 끼리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왕자의 난이 벌어질수도 있고, 혼란을 틈타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거꾸로 동원개발의 현금을 갉아먹게 되는 일이 벌어지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어차피 동원개발의 지배권은 압도적 최대주주인 동원주택에 있는 상황에서 승계다툼이 동원개발 주식을 통해 이뤄지기도 어렵다는 걸 생각해보면, 앞으로 걱정해야 할 요소가 기대해볼 요소보다 더 많다는 생각이 드는게 사실이죠. 왜 주가가 이렇게까지 싸졌는지가 절로 이해되더군요.

결국, 이 동원개발의 주주가치가 보장될 수 있으려면, 공정위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을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들까지 확대적용하는 조치가 선행되어야겠다는 생각이고, 정말로 건설업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지면 마냥 동원개발의 안정성만 믿을게 아니라 특수관계에 있는 수많은 회사들,,, 특히 3,000억원이나 빌려간 건설뱅크와 그 모회사인 동원주택이라는 회사를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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