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본질에 충실한 투자

어제부터 책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엠제이 드마코는 젊은 나이에 스타트업을 성공시켜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단시간 에 수백억대 자산을 형성해서 경제적 자유와 열정 가득한 삶을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책에서 그는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런 부를 얻게 되었는지, 그러한 과정을 다른 사람들도 재현가능한 것인지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는 부의 측면에 있어서 인생에 세가지 경로가 있다고 말합니다. 본질적으로 평생 가난할 수밖에 없는 자, 다 늙어서나 부자가 될까말까한 평범한 자, 빠르게 부자가 되는 지름길을 걷는자로 나누는데, 이러한 구분은 그 사람이 어떤 신념을 가지고 인생을 사느냐로 갈리는 것이라고 합니다. 인생을 어떤 신념으로 사느냐에 따라 특정한 본질이 한번 형성되면, 어지간한 노력 없이는 사람은 자신이 결정한 본질대로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저도 이 부분에 동의합니다.

사자는 사자로서의 삶을 살아야 자연스럽습니다. 죽이고, 사냥하고, 짝짓기를 하며 사는게 사자의 본질입니다. 그런 사자가 사로잡혀서 사육사에게 조련당해 서커스에서 재롱을 부리며 산다는 것은 본질로부터 벗어난 것이며, 부자연스럽고 지속가능하기 어려울수 밖에 없을겁니다.

저자가 제시하고 있는 세가지 인생유형은 현실에서 엄연히 실재하는 형태들이고, 서로 다른 쪽으로 옮겨가기가 정말 어렵게 인간 본질적인 차이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어렸을 때 제대로 부를 다루는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해 의사가 되었지만, 악착같이 벌어둔 돈을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번번히 파산하는 한 선배의 모습을 옆에서 보면, 그렇게 엄청난 돈도 가난으로 치달을 수밖에 업는 자신의 본질을 극복하기가 정말 어렵다는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인간본질은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그런 인식은 어렸을 때부터 가족과 주변사람들로부터 받는 영향과 교욱에 의해 형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빚, 시간, 교육, 돈, 수입원, 부, 책임감, 통제력에 대한 인식들이 잘못 형성되있으면 그가 행복한 인생을 살았던, 위대하고 존경받는 삶을 살았던, 모든 이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았던 상관없이 그의 재무상황은 시간이 흐를수록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말은 책에 나와있는것처럼 단 하나입니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면 하던 일이나 계속하라”

지금의 삶에 만족하고, 더 나아질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면, 지금 하고 있는걸 그대로 반복하고, 그렇지 않다면 지금 당장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인식과 삶의 태도를 그만두고 다시한번 점검해봐야 합니다.그리고, 선택해야 합니다. 다만, 잊지 말아야 하는건, 그 선택이 나 자신의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택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건, 해당 책의 저자와 제 생각이 다른 부분입니다.

저자는 천천히 부자가 되는 평범함의 길을 경멸에 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순간이 바로 옆을 스쳐지나가는 것도 깨닫지 못한 채 생계를 위해 몸부림치며 지하철에 몸을 싣는 군상들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직장에서 보낸 시간과 시장에 투자한 시간이 부의 원천일수 밖에 없는 평범한 인생을 “부자가 되어 빛나는 내일은 73세 치매 노인이 되어 냄새 나는 침대 위에 누웠을때쯤 올지도 모른다”는 자극적인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평범한 삶을 좋게 바라보고 있는건 아니겠죠.

그런데, 정작 그런 평범한 삶, 70세 노인이 되어서야 겨우 경제적 자유를 얻을수 있으며, 그전까지는 죽어라 일하고 시장에서 끊임없이 투자를 해야 하는 평범한 삶을 살도록 예정된 운명을 자신의 본질로 받아들이고 사는 저같은 인간은 그런 평범하고 지루한 인생에 별로 불만이 없습니다. 저자처럼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인생에서 어느날 깨달음과 실천으로(그리고 행운도 곁들여서) 부의 추월차선을 곧바로 탄 사람은 결코 느낄 수도 없고 인식할 수 없는 평범한 인생의 즐거움과 매력이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도 자기 자신의 진정한 본질대로 살 때에만 만족스럽고 편한겁니다. 엠제이 드마코는 젊어서 큰 부를 얻고, 그 부를 통해 일하지 않고도 원하는 걸 추구할 수 있는 경제적 자유에 오랫동안 노출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도저히 다른 형태의 인생을 참아내지 못하는것처럼, 저같이 70세 넘어서도 지금 하는 일을 계속 할수만 있다면 좋겠다 소원하는 사람은 지금 당장 수백억원의 돈을 주고 엠제이 드마코처럼 살아보라고 해도 불편하고 불행할 수 있는겁니다.

야망이 가득하고 앞길이 창창한 젊은 분들은 저같은 입장이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하실수도 있을겁니다. 그런 젊고 야망이 있는 분들은 이 “부의 추월차선”의 내용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고 진정한 부의 추월차선을 향해 풀악셀을 밟는게 자신의 본질에 충실하고 자연스러운 선택일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젊은 나이에 부자가 되어 경제적 자유를 쟁취할 수 있는 인생을 밟아가기 위해서는 절대 해서는 안되는게 다름아닌 “투자”입니다. 투자라는 행위는 평범한 삶을 살며 나이들어서까지 일하며 조금씩, 느리게 부를 축적하겠다는 평범한 삶을 살 각오가 되있는 사람이 나이들어서 일을 못하게 될지 모를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는 재무활동입니다. 그런 본질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인생을 살수 밖에 없는 잘못된 인식들에서 벗어나서 수많은 즐거움을 포기하고, 평범하고 지루한 노동으로 점철된 삶을 살 각오가 되있는 사람들이 투자를 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겁니다. 투자자로서 성공한 투자대가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워렌 버핏이나 찰리 멍거같은 이들은 90세가 넘은 지금까지도 사업가로서, 투자자로서 감당해야 하는 노동에서 자유롭지 않은 “지루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인간본질이 평범한 삶을 지속시킬만큼 근면하지 않으면 투자라는 행위도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한 전설적인 트레이더 제시 리버모어의 인생을 살펴봐도 근면함과 삶의 지루함을 견디는 인내가 부족한 사람이 왜 투자에서 실패하기 쉬운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내가 투자가 잘 되는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먼저 고민하고, 거기에 맞는 형태의 투자를 고민하는 것이 더 먼저 이뤄져야 할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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