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봉쇄 여파로 화장품 수출이 타격을 입었습니다. 대표적인 화장품 기업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도 이미 크게 망가져있습니다.


장사가 안되니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크게 줄어들고 있는거야 주지의 사실, 문제는 이런 안좋은 업황에서 기업들이 어느정도로 힘들어하고 있는가, 혹시 버티지 못할 위험은 존재하는가를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물론, 작금의 업황이 다시 회복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이익을 내줄수 있는지, 아니며 영업망이나 투자를 하지 못해 예전같은 실적을 회복하는게 불가능하지는 않는지도 확인해봐야 할테구요. 이러한 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모레퍼시픽 재무제표
먼저 재무상태표에서 유동자산과 비유동자산 모두에서 가장 변화가 심한 항목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입니다. 회사가 투자나 단기수익 목적으로 투자해놓은 주식이나 펀드등을 의미하는 항목이며 2022년 3분기 액수가 유동자산 중 3,900억, 비유동자산 중 216억으로 2021년 말 대비(4,908억 / 1,043억) 약 1,900억원이나 줄어들었습니다. 급하게 써야 할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미래를 보고 투자했던 주식들을 열심히 팔아서 돈을 쓰고 있는겁니다. 딱히 투자를 늘리고 있는 상황도 아닌데 말이죠.
실제로 현금흐름표를 보면 최근 3분기까지 악화된 실적으로 인한 타격이 매우 커서 3분기까지 영업으로 창출된 1,118억원에서 법인세 1,231억을 내고 나니 곧바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가 되버립니다. 업황 악화에 충격을 상당히 크게 받고 있는 증거라 할 수 있습니다.
LG생활건강 재무제표
반면 LG생활건강은 주로 현금성 자산이 줄어들어있습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021년 말 대비 1,700억원 줄어들어 5,600억원이며, 그 대신 매출채권이 1,500억원 늘어나서 유동자산은 큰 변화가 없으며 비유동자산은 거의 모든 항목이 조금씩 늘어나서 전체 자산을 합치면 2,000억원 정도 늘어나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은 실적의 타격이 아직 매출 대비 크지 않으며 최근까지도 실적성장을 계속 해온 탓에 현금성 자산만 조금 줄어든 정도로 타격이 심하지 않습니다.
덧붙혀서 1,500억원 정도 늘어나 7,000억원에 이르는 매출채권을 미루어 볼 때 경제가 조금 더 나아지면 이러한 매출채권이 현금으로 환원되면서 실적이 조금이나마 회복될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을겁니다.
결론
이런 실적추세의 차이를 볼 때 그나마 LG생활건강의 미래가 아모레퍼시픽보다는 훨씬 덜 불안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가라는 것이 덜 불안해서 오르는 것은 아니죠. 대중이 장미빛 미래를 꿈꿀 수 있을 때에 주식이 오르는 걸겁니다. 현재 PER이 150배에 추정 PER이 39배인 아모레퍼시픽이나, 현재 PER이 26배에 추정PER이 24배인 LG생활건강 모두 PBR로 따지면 2.2배를 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단순히 고점 대비 하락폭으로 따지면 아모레퍼시픽이 고점대비 50%, LG생활건강은 고점대비 61%가 빠진 상태입니다. 그만큼 믿었던 발등이 찍힌 충격과 배신감이 컸다는 이야기도 되고, 실적충격 대비 심리적인 충격이 지나치게 커서 가격이 생각보다 더 빠졌다는 의미도 될 수 있습니다. 어쨋던, 두 회사 모두 아직은 실적충격이 현금흐름과 자산내역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정도의 충격이 가해진 건 아닙니다.
두 회사 모두 당장 위기경영에 들어가야만 하는 그런 상태는 아니라는거지요. 실제로 실적악화에도 불구하고 부채가 늘어난 것도 아니고, 절대적인 부채 또한 매우 작습니다. 이렇게 차입에 의존하지 않는 영업은 지금과 같은 고금리시대 때 매우 유리한 경영전략입니다. 다만, 굳이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주어야 한다면 최근까지 장사를 훨씬 더 잘 해온 LG생활건강에 손을 들어주는게 더 합리적일겁니다. 기초체력이라는 게 꼭 “덜 불안하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국면에서 실적상승의 속도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