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 메모(3)

텐베거 투자는 불가능하지 않다. 엉뚱한 저가주만 10루타를 칠 수 있는게 아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들도 잘 알려진 종목들로 10루타를 낼 수 있다. 누가 들어도 다 아는 기업들, 이를테면 던킨 도너츠, 월마트, 토이저러스, 스톱 앤드 숍, 스바루 같은 종목에 투자해도 10루타를 칠 수 있었다.

  스바루 – 1977년 2달러에 주식을 매입, 1986(10년 후) 312달러에 매도, 156루타

 던킨 도너츠 – 1982년 매입 4년 후 6루타

 갭 청바지 – 1976년 매입 10년 후 25루타

 애플 – 1982년 매입 5년 후 6루타

우리가 설령 저점과 고점을 놓친 경우라도, 잘 모르는 난해한 회사보다는 앞에서 언급한 친숙한 회사에 투자했을 때 더 높은 실적을 올렸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보자

필요한 것은 상상이다. 상상을 하라.

1950년 한 소방관이 탐브랜즈(P&G) 공장이 무서운 속도로 확장되는 걸 눈으로 보고 5년동안 계속 투자해 1972년에는 백만장자가 되었다. 만약 그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면 소방관의 생각이 틀렸다 말했을 것이다. 소방관이 전문가의 말을 믿었다면 블루칩이나 인기주를 매입했을 것이다.


책에서 이 대목을 읽다보면 작년에 손해를 보고 투자했던 오스템임플란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게 됩니다. 분명 중국에서 임플란트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하는 걸 확인했고, 시장이 빠르게 확장될수밖에 없다는 상상을 했으며, 재무제표를 통해 성장이 지속되는 걸 확인해서 투자를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역대급 규모의 횡령사건이 터지고 거래정지,,, 이후 경영진의 석연치 않은 행보를 보면서 계속 가지고 있어야 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판단해 30%의 손실을 감수하고 손절했었죠. 하지만, 업황이 깡패인지라 실적성장과 중국시장에 대한 컨센이 낙관적으로 변하면서 어느새인가 제가 처음에 매입했던 가격을 까마득히 넘어서 주가가 올라가더니, 공개매수로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되네요.

물론 주가가 올랐으니 내가 내렸던 손절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 후회하는 식의 단선적인 사고는 아무런 도움이 안될겁니다. 그보단 “왜 나는 피터 린치의 충고대로 상상력을 동원해서 잘 될 기업을 선정했는데도 돈을 못 벌었는가”에 대해서 더 깊게 생각하고 교훈을 얻어야겠지요.

첫번째 반성할 점은 한 종목에 대부분의 돈을 몰빵했었다는 사실입니다. 3년 이상의 장기보유를 통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어지간한 고수가 아닌 한 분산투자를 했어야 했습니다. 텐베거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분산투자와 장기간 보유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피터 린치도 열 종목 중 다섯 종목이 크게 실패해도 나머지 다섯 종목이 성공한다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음에도 이를 실천하지 않고 무시했던 점이 뼈아픕니다.

그러다 보니 상정하고 있던 크기를 넘어선 돌발변수(역대급 횡령사건)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손절버튼에 손가락이 올라간 거지요. 위험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기초적인 원칙을 실천하지 못해 직격탄을 맞은 건 100% 제 잘못이고, 다시는 반복하지 말아야 할 실태입니다.

이건 지금 제가 하고 있는 TMF 투자에 대해서도 점검해봐야 할 점인데, 너무 한 종목에 대해 큰 확신을 가지고 몰빵하려는 습관은 언젠가 TMF투자가 종료된 이후에라도 다시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으로서는 다른 투자아이디어나 종목을 발굴하지 못한 상황이라 나름 매크로 쪽을 봐오면서 얻은 결론을 근거로 TMF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종목분산이 여의치 않기에 시간분산이라도 철저히 실천해야 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이 TMF 투자에 어느정도 결론이 나서 다시 주식투자에 본격적인 자금투입을 하게 된다면 반드시 분산의 원칙을 실천하겠다 다짐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반성할 점은 종목발굴에 너무 안이하고 게을렀다는 점입니다. 오스템 임플란트 하나를 발굴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충분히 다섯개 이상의 장기투자할 종목을 고민하고 발굴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본업인 직장생활에 충실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더 부지런하게 종목을 고민하지 않았던 건 지금 당장이라도 고쳐야 할 부분이겠죠.

세번째 반성할 점은 평정심의 부족입니다. 앞서의 두가지 반성할 지점 모두 이 평정심의 부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일단 발굴한 종목이 조금 상승하기 시작하자 내 생각이 맞았다는 짜릿함에 취해 그 종목 하나에 열광하고 제대로 포트폴리오를 짜는데 시간투자를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거나, 설령 큰 비중으로 들고 있는 종목을 팔자고 결심했을 때에도 충분히 기다렸다 천천히 팔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던 것 모두에서 “평정심”이 메말라 있었던 내 상태를 돌아보게 됩니다.

그만큼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투자에 있어서 너무너무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네요. 지금 하고 있는 TMF 투자부터는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미리 여러가지 조치를 취해서 대비해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하게 됩니다.

현재 제 나이가 50대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데, 앞으로 몇년이나 투자를 해나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투자를 할 수 있는 딱 정해져있는 나이라는 건 없습니다. 내가 투자를 더이상 해나갈 수 없는 때라는 건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건강, 멘탈, 지적 능력, 재정상황 등 ) 나 스스로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때가 될거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언제까지 평정심을 이어나갈 수 있는가의 싸움, 그리고 그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들을 준비하고 실천해나갈 수 있는가의 싸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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