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돈의 배반이 시작된다” 읽고 난 소감

이 책은 20년 장기불황을 겪은 일본인이자, 현재 계속되는 불황에 빠져있는 우리나라에 연이 닿아있는 저자(타마키 타다시)가 “일본은 지난 20년 동안 어떻게 변했는가”에 대해, 그리고 “그 변화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약진한 기업들은 어떤 선택을 했었는가”에 대해 쓴 책입니다.

 

가장 첫 부분은 작금의 우리나라가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한 저자의 분석과 판단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인의 눈으로 서울시내를 돌아볼 때 불과 15년 전만 해도 “한국은 아직 젊은 나라다”라는 느낌이었지만 지금은 “아! 이젠 한국도 고령화 사회에 들어섰구나”라는 느낌을 확연히 받게 될 정도로 초스피드로 고령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여전히 이러한 거대한 흐름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한 채 지금과는 맞지 않는 과거의 관행이 여전히 맹위를 떨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비정상들을 언급합니다.

 

전셋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저금리에 집값이 떨어지고 있음에도 전세제도가 여전히 존속하는 비정상,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서고 있음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비정상, 자기 나라보다 1인당 GDP가 높은 나라에서 골프여행을 가면서 골프가 싸다고 말하는 일이 벌어지는 물가의 비정상, 법인경제와 서민경제가 따로 돌아가는 비정상들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것이 단순한 한국의 (문화적)특수성이라고 치부할 수 없으며, 언젠가는 어떤 방식으로든 반드시 정상화(뉴노멀)가 될 수 밖에 없을거라는 예측을 설파합니다.

 

여기서 저자가 말하는 뉴노멀이라는 것은 현재 일본의 모습이 그대로 우리나라에서 펼쳐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상당한 분량을 들여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후 현재 일본의 달라진 모습에 대한 묘사들은 우리에게 주어진 여러가지 가능성과 선택지 중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라는 국가 차원에서는 여러가지 다양한 결말과 선택지가 가능하다 할지라도 국민 한사람 한사람에게는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이 고스라니 이어지는 미래따위는 절대 불가능할겁니다. 미래는 현재의 연장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평균수명90세가 보편화 될 미래를 살기 위해서 정말 중요한 것들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상당한 분량을 쏟아서 풀어쓰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생의 첫 30년은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습득할 것을,,, 다음 30년, 즉 31-60세 동안에는 자신에게 솔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기를,,, 주문하고 있습니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의 마지막 30년일텐데, 이 부분은 내용이 길기도 하고, 중요한 부분이니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책을 사서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마지막 부분은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인으로서 일본과 일본국민들이 어떤 부분들에서 실패했고, 그 원인들은 무엇이었을까에 대한 반성과 회한을, 그리고 그 20년 동안에 위기를 기회로 역전시키며 변화에 훌륭하게 성공하고 약진한 사례들을 참고자료삼아 제시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여러 기업들의 성공사례와, 그 성공의 원천이 되었던 핵심들을 짚고 분석한 부분은 경영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저는 그런 성공한 기업들의 사례들 보다도, 일본과 일본국민이 왜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실패를 하게 되었는가에 대한 반성 부분이 훨씬 와닿았습니다. 일본도 불황이 막 시작되었을 때는 일시적인 불황이고, 금방 경기가 돌아올거라고 믿었지만, 그게 잃어버린 10년, 나중에는 잃어버린 20년이 되버린 것을 돌아보면서 왜 일본국민들은 그런 상황을 두 눈 뜨고 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을까. 일본인이 위기에 익숙해져버린 이유들 중에 가장 통렬했던 부분은 “누군가가 위기를 타개해 줄거라는 생각”, “누군가 책임을 져 줄 것이라는 생각”, ”나 만큼은, 내 회사만큼은 괜찮을거라는 막연한 생각” 이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가 내심 불안을 떨쳐버리기 위해 스스로에게 이런 최면을 계속 걸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쓴 것처럼 이 책은 하나의 작은 주제를 깊게 파고든 책이 아니라, 일본의 20년 불황을 겪은 일본인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마치 술자리에서 떠드는 것처럼 가볍게 이것저것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런 난삽한 주제들 하나하나에 상당한 내공과 통찰을 싣고서 생각할 여지들을 곳곳에서 남겨주고 있기에 사서 볼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경기불황 때문에 많이 불안하셨던 분들이라면 사서 읽어보셔도 돈 안아까운 책이 될거라 감히 권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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