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이 상승에 대한 기대로 꿈틀거리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나스닥, 빅테크 주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지요. 반면 미국채 시장은 어제 물가지표들이 굉장히 희망적인 숫자가 나와줬음에도 오히려 미국채 시장금리가 올라갔습니다. 자산시장의 또다른 축이 원자재시장은 뚜렷하게 하락세가 완연합니다. 대표적인 원유가격도 70불 밑으로 다시 하락했으며 리튬가격은 어느정도 회복했다고 하나, 예전 가격으로 회복하는걸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당장 현재의 가격움직임은 제각각 다르지만, 중요한 건 “밸류에이션”, 즉 고평가와 저평가 여부입니다. 그걸 확인해야 투자를 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걸 생각해보려면 연초, 즉 2023년 1월달 우리가 어떤 상황에 있었는지를 돌아봐야 하지요.
일단 주식시장은 1월에 바닥을 찍고 확실히 고점을 향해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전체적인 지수도 그렇지만 주도주라 할 수 있는 빅테크 주식들은 이미 50%넘게 오른 종목들이 하나둘이 아닙니다. 반면, 미국채 시장금리는 완연히 박스권 국면입니다. 최근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려는 시도가 보이는데, 시장금리가 4%를 넘겼을 때 미국경제의 부담감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계속 박스권 상단을 뚫지 못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어떻습니까? 월세시장이나 상업용 부동산 같은 지뢰밭에도 불구하고 고금리가 오히려 모기지 갈아타기를 불가능하게 만들면서 신규주택시장은 때아닌 호황을 누리며 관련종목들의 신고가행진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자산시장을 지배해온 단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줄곧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인플레이션 공포에 core-CPI가 “sticky”하게 나올때마다 주식, 채권, 원자재 어느쪽 할것 없이 크게 출렁거렸습니다. 그러한 인플레이션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원자재는 크게 올랐고, 채권과 주식은 떨어졌습니다. 부동산은 인플레이션과 상관없이 강한 고용상황때문에 떨어질 줄 몰랐었죠. 그런데, 이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 같자 원자재는 즉각적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고, 주식은 금리인상이 멈추는걸 넘어 인하를 기대하며 기술주를 중심으로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부동산도 주택시장과 상업용부동산, 그리고 월세시장 별로 제각각 차별화되면서 반응했습니다. 그런데, 채권시장은 인플레이션 완화조짐에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국채시장은 이번 낮아진 core-CPI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금리가 올랐으며, 회사채시장은 공급이 부족하여 가격만 보면 여전히 견조하기 그지없습니다. 응당 가장 먼저 움직여야 하는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떤 이는 이러한 상황이 “미국채 시장이 그동안 지나친 낙관에 빠져서 고평가되었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합니다. 기준금리를 훨씬 밑도는 시장금리가 비정상이자 지나친 낙관에 기인한 고평가국면이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진정되고 있음에도 여전히 소외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런 설명은 작년 내내 강하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이 시장참여자 모두의 “착각”이자 “환상”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전제해야 올바른 분석이 될 수 있습니다.
과연 경기침체의 가능성은 우리가 착각(?)하고 있던 것처럼 그리 크지 않으며, 국채시장에 뛰어든 이들의 환상(?)에 불과한 것일까요?
여기에 대한 절대적으로 올바른 답을 현재 시점에 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을겁니다. 아니, 설령 있다 하더라도 사람들이 그게 정답이라는 걸 수긍하기 어려울테죠. 어쨋던, 분명한 것 하나는 현재 10년-3개월물 금리차가 1.5%정도에 이르는 장단기금리역전이 정말로 국채투자자들의 착각과 환상에 의한 것이라면, “This time is different”라는 격언이 쓸모없는 것이 될것입니다.
지금처럼 매크로지표들이 경기침체를 강력하게 가르키고 있는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바라보며 떨어져버린 미국채 시장금리를 “이번엔 다르다만큼 값비싼 문장은 없다”는 격언만 믿고 착각과 환상에 빠져버린 바보들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는 그런 주장이 과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몇 달 더 지나보면 확인할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