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버티는 건 쉽습니다.

주식 경험이 이제 5년째라 고수도 아니고, 누적수익률도 얼마 안되지만, 경험상 이건 분명히 알겠더라구요.

내가 들고 있는 종목이 바닥으로 내려가고 수익률이 마이너스 수십퍼센트를 가더라도 강한 컨빅션이 여전히 살아있다면 누구라도 버틸 수 있습니다. 정말 감정에 휘둘리기 쉬운 급한 성격이나 초보가 아니면 컨빅션과 매수근거가 있는 한 버티는 건 어렵지 않아요.

진짜 어려운 건, 그렇게 내 생각이 맞았다는 걸 시장이 확인시켜준 상태에서 과실을 취해야 하는 마지막 단계입니다.

그동안 손실난 걸 버티면서 고생하던 게 떠오르면서, 다시 그런 고통스러운 시간을 반복할 자신이 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너 지금까지 고생했잖아, 작지만 이렇게 수익도 났는데(아니면 번전까지 회복했는데) 더 고생할 게 뭐있나?” 라는 목소리가 마음 안쪽에서 속삭여옵니다.

사람이 편해지고 싶은 마음이 가장 간절해지는 때는 죽을뚱 살뚱 아득한 상황에서 정신없이 발버둥 칠 때가 아닙니다. 그런 급박한 상황에서 벗어나 막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이제 뭘하지?”하는 고민을 할 때 그동안 살기 위해 미뤄놨던 온갖 번민과 고민, 허무함, 그리고 짜증이 확 밀려오지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고 저점이라 판단해서 주식을 들어간 분들이라면 얼추 지금이 딱 이 국면일겁니다. 이제 겨우 수익이 니오려는데 주변에서 거품이다 광기다 곧 폭락이 온다는 소리가 들리면 흔들리기 제일 쉽죠. 이렇게 손털고 나가는 건 번전을 찾았거나 조금 수익이 나고 잃었던 마음의 여유를 찾은 바로 그 순간, 그동안 고생했던 걸 다시 반복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는 순간입니다.

고통이 사람을 무너지게 하는게 아닙니다. 사람을 무너지게 하는 건 오히려, 고통 뒤에 찾아온 잠시간의 위안과 안도가 다시 끝나갈 수 있다는 불안과 공포의 순간입니다.

저는 주식비중이 많지도 않고 미국 빅테크 주식도 없기에 조바심이 나는 것도 아니지만 들고 계신 분들은 결정이 어려운 순간일겁니디.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버텼다고 안심하시지 말고, 마음 속이 후련해질 정도로 수익을 볼 때까지 잘 참고 버텨보는것도 대안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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