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 금리차가 역전이 되면 매우 높은 확률로 경기침체가 온다는 건 잘 알려져있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은 장단기금리역전이 역사상 유래없이 깊고도 장기간 유지되고 있는데도 경기침체가 올 조짐이 보이지 않아 많은 이들, 특히 매크로 지표들로 투자하는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들고 있습니다.
위의 블로그는 그런 이해하기 어려운 최근의 현상을 잘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봅니다.
내용요약
- 장단기금리역전이 통상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상업은행의 대출여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인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 상시화로 상업은행의 예금과 지급준비금이 이미 풍부했기 때문에 예금금리를 올려서 추가예금을 유치할 필요가 없었졌다(실제로 미국내 중소형은행과 달리 대형은행들의 예금금리는 지금도 1% 미).
- 엄밀하게 말하자면, 장단기금리역전이 경기침체의 신호라기 보다는 장단기금리차가 역전되고 상당한 폭으로 다시 확대된 이후에 경기침체가 발생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의미하는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할 때가 경기침체 임박신호였고, 이를 불 스티프닝(Bull-steepning)이라 부른다.
- 현상황의 예외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다가오는 미래는 여러가지 가능성을 모두 상정해야 한다. 첫째는 통상적인 경기침체경로로 불 스티프닝과 함께 경기침체가 발생하는 경우, 둘째로 불 스티프닝이 오지 않은 채 경기침체가 오는 경우, 마지막은 불스티프닝이 왔음에도 경기침체가 오지 않는 경우.
- 향후 고용지표가 경기침체 기준에 부합하고 불경기가 오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계속 심각한 상황이라면 연준은 함부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없으므로 불 스티프닝은 나오지 않게 되며, 이 경우는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시장의 심각한 악재가 될 수 있음.
- 반대로 연준의 예상보다 더 빨리 인플레이션이 제어되면서 연준이 기준금리인하를 빠르게 시행한다면, 불 스티프닝이 발생해도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골디락스”시나리오에 부합할 수 있다.
역사상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장단기금리역전에도 불 스티프닝을 비롯한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는 이유가 금융위기 이후 15년을 지속한 상시적인 양적완화라는 설명에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이 설명이 옳다는 걸 전제로 이게 무얼 의미하느냐면, 연준의 기준금리가 상업은행의 대출환경에 영향을 줄것이라고 상정하면 안된다는겁니다. 기준금리가 5%를 넘으면 뭐합니까? 미국의 대형은행들의 예금금리가 1%도 안되는데요. 결국 현재까지 미국 주식의 상승, 특히 빅테크 주식의 가파른 상승은 장단기금리역전에도 불구하고 여러 요인들로 인해 풍부해진 유동성에 근거한 정상적인 움직임이라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는 “앞으로 어떻게 될 가능성이 큰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현재의 주식이 과도하게 부풀어올라온 거품이 아니라면, 미국 국채가 현재 극도로 저평가된 상태라는 이전까지의 제 판단은 틀렸던 것이 아닌지 다시 검토해봐야 하겠지요.
관건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고용지표가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미국은 70년대 때 같이 노동조합의 발언권이 강력한 때가아니라 고용의 유연성이 극대화 된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경기상황의 변동에 고용지표가 예전보다 훨씬 민감하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이 비관적으로 움직인다면 가파른 소비저하로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요지부동으로 버티기 어렵습니다.
인플레이션의 변동이 고용상황의 변동을 일으킬 수 없지만, 고용상황의 변동은 인플레이션의 변동으로 빠르게 연계될 수 있다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