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이 좌파냐 우파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내가 뭔가를 확실히 해내야겠다”는 조급함과, “내가 아니면 누구도 할 수 없다”는 독단과 아집,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와 대의가 있다면 거리낄 건 없다”는 절차에 대한 고려가 거세되어 변형된 민주주의,,, 이것들이 결합되어 독재정치는 언제든 어디서든 독버섯처럼 자라나게 마련입니다.
지금 멕시코 대통령이 이념성향이 어떻든, 지금 멕시코의 상황이 얼마나 엄중하든, 현재 대통령의 인기와 국민적인 지지가 있든 없든,,, 군대가 나라의 시스템을 장악하는 걸 맘에 들어하고 반기는 자가 만들어나갈 멕시코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현 정권의 핵심 실세들의 발언들로 비추어본 그들의 의식에 제대로 된 민주주의는 없습니다. 내가 정적을 때려잡기 위해 검찰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을 “법치”라 말하는 걸 봐도 이는 명백합니다. 즉, 현정권이 지금보다 조금씩 더 막나가기 시작한다면 정말로 우리나라와 같은 곳도 민주주의의 후퇴와 변질을 걱정해야 하는 단계까지 민주주의가 밀려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정 법치가 법치다울 수 있고,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다울 수 있으려면 번듯한 법과 제도만 세우는 게 아니라 정치의 판을 만드는 정치인과 당직자들 하나하나의 의식과 상식이 업그레이드 되고, 언론과 유권자의 상식도 지금과 같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의식과 상식, 그리고 정치인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기대수준이 지금보다 크게 올라가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언제든 군대가 접수하고 있는 멕시코와 같은 꼴이 나버릴 수 있는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