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와 관련한 충격적인 통계, 과연 사실일까?

온 러닝 홍보 유투브 영상

제가 달리기는 저질 체력과 유리 관절이라 많이 못하는데, 운동화는 또 여러켤레 지르는 장비병 환자라, 유투브 알고리즘에는 런닝화 비중이 상당히 많이 포함되있습니다.

그렇게 런닝화 관련 영상을 보다가 온 러닝이라는 생소한 브랜드의 홍보 영상을 보다가 정말 깜짝 놀랄만한 통계를 들었네요. 전세계에서 매년 230억켤레의 운동화가 만들어지는데, 이 중 220억 켤레의 운동화가 버려진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정말 충격적인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세계 인구가 현재 약 80억명인데, 선진국만이 아닌 전세계 평균으로 한 사람이 일년에 세 켤레 이상을 신을만큼 많은 제품이 생산되는 것도 놀라운데, 이 중 95%인 220억켤레가 버려진다니,,, 세상에 그런 낭비가 또 어디있겠습니까?

이런 기사에 놀라고 공분하기 이전에, 이렇게 놀라운 기사가 사실인지를 먼저 검증하는게 요즘처럼 거짓이 판치는 세상을 사는데 필요한 습관이 아닌가 합니다.

이게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여기저기 검색을 해봤는데, 페이스북에 이런 글이 올라와있었습니다.

쟁점과 이슈 – 운동화 한 켤레의 탄소발자국

기후변화행동연구소라는 비영리단체에서 올린 자료인데, 이 안에 해당 연구에 대한 링크가 포함되있더군요.

Manufacturing-focused emissions reductions in footwear production – Science Direct

연구논문의 전문은 아래의 링크에서 pdf 형태로 다운로드 받으실 수 있습니다.

https://dspace.mit.edu/bitstream/handle/1721.1/102070/Olivetti_Manufacturing-focused.pdf?sequence=1&isAllowed=y


2010년에 세계는 거의 250억 개의 신발을 생산하고 구매했으며, 거의 모든 신발(90% 이상)은 개발도상국과 과도기 경제에서 제조되었다(IBISWorld, 2010; 스포츠 비즈니스 연구 네트워크, 2011). 놀랍지 않게도, 그 규모와 지리적 발자국의 산업은 사회적, 환경적 영향에 대해 큰 압박을 받고 있다(Sport Business Research Network, 2011).


실제 논문이 존재하고, 논문에서 250억개의 신발이 한 해 동안 생산되고 구매했다는 사실을 출처까지 명기해서 언급했더군요. 유투브에서 언급한 230억켤레보다 더 많은 수량입니다. 유투브 영상에서 220억켤레의 운동화가 버려진다는 내용은 정확하지 않은 기술로 보입니다. 논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데이터는 미국 환경 보호국에서 2008년에 공개한 것인데, 유효수명이 끝나면 판매된 신발의 80%는 매립, 나머지 20%는 소각된다고 합니다. 250억 켤레의 80%인 200억 켤레가 수 에 대해서는 나와있지 않은데, 운동화의 수명이 다 되어서 폐기되는 양이 그정도 된다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논문에는 이 외에도 운동화의 재료의 가공과 제조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탄소배출(14 ± 2.7 kg CO2-equivalent)이 이뤄지고 있다고 하며, 통상적으로 전기로 구동되지 않는 소비자 제품들 중에서는 매우 이례적으로 높은 탄소배출량이라고 합니다. 14kg CO2-equivalent가 어느정도 양이냐면, 승용차로 100km를 주행하면 약 18kg CO2-equivalent가 배출된다고 하니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신발 한 켤레에서 이뤄지는겁니다.

연구의 결론에서 신발과 같이 실제 사용하는 단계가 아니라 제조하는 단계에서 탄소배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향을 가진 제품들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만 제품의 개발 단계에서 BOM(Bill of Material, 자재 명세서)에 나오지 않는 그 너머를 살펴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요즘 나이키나 여러 신발이나 의류 브랜드에서 재활용소재를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경향이 부쩍 늘었는데, 그러한 움직임의 배경이 되었던 중요한 근거 문헌들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재활용 소재를 썩 좋아하지 않지만, 몇몇 브랜드들의 이런 노력이 단순히 유행에 영합하기 위한 겉치레가 아니라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한 토대 위에서 나온 결단들이라는 점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더불어, 이런 소재의 재활용을 넘어 신발 그 자체를 폐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재활용하는 시도들 또한 여러 스포츠 브랜드들에게로 확산되기를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