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황이 많이 공포스럽고 어려운 분위기인건 분명합니다만, 이럴 때일수록 그런 감정은 제쳐두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게 가장 합리적인 판단일까를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합니다. 사실, 지금 시장이 진정 공포상황이 맞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객관적으로 현재 S&P500 VIX지수가 21입니다. 이정도를 가지고 공포상황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지금이 공포스러운 상황이라기 보다는 국면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전환기의 한 가운데라고 해석하는게 훨씬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별 주식들에 대한 전망이나 관점은 다 다를 것이므로 뭉뚱그려서 시장 전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게 나을까를 시나리오별로 고민해봅시다.
- 언제나 그랬듯 시장은 장기 우상향이다. 계속 사모으자
지금 여유자금이 충분히 있고, 빚내서 투자한 상태가 아니라면 당연히 주식이 떨어지기 시작한 지금 더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여유자금이 충분히 있고 주식을 사모을 타이밍이 지금인지, 아니면 좀 더 기다려야 하는지 고민이 들 수 있는데, 이럴 때 표지판 역할을 해주는 주식 초고수가 한 분 계시죠. 워렌 버핏 옹,,,
버크셔 헤서웨이가 현금비중을 줄이고 주식을 사기 시작하더라는 소식이 들려오면 그 때 들어가도 늦는게 전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검색해본 바로는 8월달에 역대 최대의 현금보유비중이라는 소식까지만 확인했네요.
- 파국이다. 숏 배팅 가즈아.
저야 6개월도 전부터 숏포지션으로 VIX 지수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UVXY라고 1.5배 레버리지에 팔 때 세금으로 10% 내야 하는 매우 불합리한 상품이기에 VIX지수 15 근처일때부터 투자했어도 20인 지금 겨우 번전을 넘기고 수익구간이네요. 원래 이런 류의 상품을 장기투자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어쨋든 떨어질 때마다 조금씩 분할매수하면서 투자 액수를 늘린게 크게 손해는 안날거 같습니다. 문제는 앞으로 시장이 더 안좋아질거라 생각해서 이제부터라도 vix 관련 etf나 지수 인버스에투자하는게 현명한 판단일까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단순히 미래를 안좋게 봐서 숏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심산으로 숏배팅을 하는 건 말리고 싶습니다. 지금 시점에 VIX 지수에 투자하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VIX가 15 근처였을 때에는 분명 투자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20을 넘긴 시점이죠. 여기서 시장에 추가로 악재가 생겨서 2차 충격이 온다면 VIX지수는 올라가겠지만, 리스크 대비 기대수익은 생각만큼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지수 인버스 상품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의 5% 시장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모르지만, 지금 수준의 시장금리가 1년 이상 지속될 거 같지는 않습니다. 분명 연준이 시장금리를 내리려는 구두개입을 비롯한 수많은 수단들을 동원하게 될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상황이 어지간히 심각한 게 아니면, 그런 조치들에 주식시장이 환호하며 급하게 상승할 수도 있겠죠. VIX에 투자하면 그런 상황에서도 일정한 바닥이 존재하지만 인버스는 바닥을 잡기가 어렵습니다. 인간의 광기는 끝을 알 수 없으니까요.
결국, 지금 시점은 숏 포지션 단독으로 잡는게 아니라 다른 포지션과 함께 조합해는 식으로 전략을 짜는 정도가 최선이 아닌가 합니다. 저도 TMF를 많이 들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서 시장금리가 더 오르면 주식시장이 버티기 어려울거라는 생각으로 TMF에서 발생할 추가손실을 VIX 지수의 상승으로 보상받기 위해 UVXY에 투자하고 있었던 겁니다.
빌 애크먼이 자신이 들고있는 주식의 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 미국채 숏포지션을 들고 있는것과 비슷한 맥락이죠. 내가 성장주나 중소형주를 많이 들고 있다면, 빌 애크먼처럼 미국채 숏포지션을 들고 가거나, 지수 인버스를 들고 리스크 헷지를 하는 게 나중에 시장이 박살이 나서 손절을 강요당하는 상황보다는 훨씬 나을테니까요. 그런 헷지 목적의 적절한 비중의 숏 배팅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잘 모르겠다. 현금 들고 기다려보자.
사실, 제일 현명한 포지션이 현금보유겠죠. 다만, 여기서 중요한 건 어떤 현금을 보유하느냐일텐데요, 원화로 들고 가는게 맞을지, 달러로 들고가야 할지, 아니면 엔화나 다른 통화로 보유할 지 이건 고민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는 세계 경제가 무너지고 주식이 폭락하면 대게 달러화가 강세로 갔습니다만, 이번엔 오히려 달러화가 약세 내지 폭락하면서 위기가 몰려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무조건 달러로 들고있는게 정답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거죠.
제가 배당소득이나 장기보유에 훨씬 유리한 TLT가 아닌 TMF를 투자하고 있는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정작 금리가 떨어지면서 TMF나 TLT가 수익으로 전환이 되어도 달러화가 폭락하면 수익이 아니라 손실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현금 들고 기다려본다는 것도 간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향후 전망에 굉장히 고민이 필요한 결단인 거지요.
결국, 지금은 안좋은 시장분위기에 마냥 의기소침해있거나 패닉에 빠져있을 때가 아닙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항상 치열하게 고민하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끈임없이 판단과 결단을 내려야 하는 가장 중요한 국면이 지금 이순간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