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미국채 시장금리가 폭등할 것이라 주장, 지금의 미국채 사태를 예견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이선철 프루팅 대표의 영상입니다. 물론, 제가 예상하고 또 투자하고 있는 포지션과는 정반대의 주장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지만, 충분히 고려해봐야 하는 내용들도 포함되있기에 경청할 가치가 있는 영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러한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지속과 미국채 장기물의 추가폭락을 주장하는 의견에는 여전히 동의하지 않고 있는데, 이선철 대표의 해당 영상을 보면서 왜 이런 생각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 인플레이션의 장기화 가능성에 함부로 배팅하면 안되는지를 생각해봅시다.
일단 이선철 대표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를 주장하는 바의 핵심 전제 부분들에 문제가 있다는 걸 생각해봐야 합니다.
- 저축이 늘어야 소비가 줄고 디플레이션이 온다.
-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인플레보다 기준금리를 더 높게 올려야 한다.
- 장기금리가 상승할 때 금가격도 같이 상승하는 게 정상이다. 70년대에 그렇게 움직였듯이 지금도 그렇게 움직일 것이다.
얼핏 생각하면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이런 전제조건이 실제로 그렇다는 증거가 있어야 하고, 그러한 증거가 이번에도 똑같이 작동해야 한다는 합리적인 로직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 저축이 늘어야 디플레이션이 온다는 주장은 선후관계가 뒤바뀐 주장입니다. 일단 단순한 경기침체를 넘어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소비를 그냥 줄이는게 아니라 극단적으로 줄이고 저축율을 늘리게 됩니다. 지금 물건을 구매하지 않아도 시간이 지나면 더 싸질테니 당연히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해야 하는 게 맞겠죠. 그런데, 이건 디플레이션이 상당하게 진행된 다음에 벌어지는 전개입니다. 순서가 바뀌었어요. 이선철 대표의 주장이 옳다고 말하려면, 코로나 판데믹이 발생하기 몇개월 전부터 저축율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격입니다.
-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기준금리를 물가상승율보다 높게 올려야 했다, 그러지 않았으니 인플레이션은 장기화된다,,, 정말로 이게 상식적으로 성립된다는 어떤 근거가 있는 발언인지,,, 저는 이게 항상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주장인데, 거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 보다는, “제도권 경제학”과 자신의 주장이 다르다는 식으로 적당히 넘어가는데, 상식적으로 물가상승율이 8%였을 때 연준이 기준금리를 8%로 올렸어야 했다는 게 정말 진지하게 그렇다고 생각하고 계속 주장하는건지 정말 궁금해요.
- 사실, 미국의 기준금리가 5.5%이지만 연준은 현재 지속적으로 양적긴축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판데믹 이후 엄청나게 늘였던 양적완화를 되돌리고 있는 중이죠. 현재 최고점 대비 1.3조달라가 줄어들어있습니다. 이로 인한 간접적인 금리인상효과를 생각한다면 6%의 기준금리에 맞먹는 수준이지요. 현재 물가상승율이 3.7%이니 그럼 지금은 인플레이션 대비 기준금리가 지나치게 낮은 상황인가요?
- 장기금리와 금 가격은 상황따라 커플링 될수도,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하 변수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달러화의 강세 또는 약세 전망여부라는 점을 망각하거나 무시하는 발언이 아닌가 합니다. 70년대에는 달러화가 심하게 약세였어요. 그 이유는 당연히 닉슨이 달러의 금태환 정지조치를 했기 때문이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달러화는 계속 강세에 강세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 70년대는 미국 경제가 떠오르는 신흥 공업국인 독일과 일본에 밀려 추락하는 와중에 중동정세까지 불안정해져 유가파동을 막지 못했기 때문에 달러폭락과 함께 물가가 상승했습니다. 중동 산유국들도 폭락하던 달러화로 재산을 담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서 재산이 쪼그라들게 생겼으니 금을 모을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금값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올라갔던 거지요. 지금은 어떻습니까? 전세계 경제가 다 망가져가는 와중에 오직 한 곳 미국 경제만 펄펄 날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강하다 못해 날아다니는 달러화로 표시된 미국채금리가 5%까지 올라왔네요. 그런 상황에서 5%이자를 기본으로 채겨주는 국채를 놔두고 누가 금을 사겠습니까?
물론, 이런 문제지적을 한다고 해서 제 의견이 100% 맞고 올해 안에 제가 투자중인 TMF가 다시 100%이상 오르는(그래봐야 저에겐 번전,,,ㅜㅜ) 건 아니겠지만, 중요한 건 미래를 100%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어떤 투자를 할 것인지는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한 끝에 결정해야 한다는 점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