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이 아득한 수준으로 높은 주식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주식들을 부르는 이름은 다양하죠. 성장주, 테마주, 기술주 등등,,,
그런 주식들이 지나치게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다고 안좋은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주식은 원래 그런것이고 이상할 게 없습니다. 모든 주식은 투자자들이 해당 주식에 꿈과 희망, 그리고 낙관을 품고 사는거죠. 저PER주는 이만하면 싸니까 분명 올라갈거라는 꿈으로, 저PBR주는 여기서 더 떨어질 일은 없으니 올라갈 일만 남았다는 희망으로, 사이클 주식은 지금이 사이클 바닥이라는 낙관으로, 배당주는 배당에 더해 주가상승까지 먹겠다는 열망을 담아 주식을 삽니다.
그런데, 이런 통상적인 주식들과는 달리 고평가된 주식들이 다른 점은 주가가 무너지는 이유가 다르다는겁니다.
어떤 주식투자자도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내가 사는 주식이 10배 100배 올라갈거라는 희망을 품고 주식을 보유하지 않습니다. 정말 엄청난 호재나 새로운 스토리가 추가되는 게 아니라면, 2-3배만 올라가도 잘 먹었다 생각하고 미련없이 익절을 하죠. 마찬가지로, 관심 가지고 있던 주식이 단기간 내에 2-3배 올라가면 그냥 버스를 놓쳤다 생각하고 말겁니다. 하지만, 정말로 사람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흥분을 제대로 빨아들이는 팬시한 주식은 그 단계에서도 절대 상승을 멈추지 않습니다.
그만큼 사람들의 꿈과 희망, 그리고 흥분을 제대로 일으킬만한 재료가 있는 주식이기 때문에 2-3배 올라가면 그러한 상승으로 돈을 번 투자자들은 더더욱 낙관과 흥분을 멈추지 않게 됩니다. 자신들의 투자성공담 그 가체가 앞으로 이 주식의 미래를 확신할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되면서 더더욱 많은 돈이 해당 주식으로 들어오게 되지요. 그렇게 한바퀴 돌게 되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강력하게 이 주식의 미래에 대해 확신을 공유하게 되지요. 그러면서 더 많은 돈이 들어오는 상승작용은 계속되면서 고평가된 주식은 자체적인 에너지로 주변의 돈을 빨아들이게 됩니다.
이렇게 다른 것도 아닌 “돈”으로 증명된 꿈과 희망, 그리고 흥분은 어지간한 비관론이나 회의주의, 불안이나 공포로는 절대 꺽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돈의 힘으로 강화된 투자자들의 심리를 꺽을 수 있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반대진영의 주장이나 확실한 근거같은 게 아닙니다. 비관론이나, 비관론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근거들로는 심리가 무너지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보다 훨씬 명확하고 눈 앞에 보이는 “돈”이 주식상승의 근거가 되주는데 그런게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이러한 고평가 주식들에 몰리는 꿈과 희망, 그리고 확신을 깨부시는 건 “돈” 그 자체입니다. 시장에 유동성이 마르기 시작하면 돈으로 쌓아올린 확신의 탑이 비로서 무너지게 되는거죠. 그런 현상이 시작되면 비로서 진정한 거품붕괴가 일어나는거죠
예를 들어볼까요? 최근 금리가 오르고 연준이 QT를 지속하면서 시중의 유동성이 마를 때 가장 극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종목은 누가 뭐래도 단연 테슬라일겁니다. 2022년 말에는 125불까지 떨어졌었죠. 그럼, 2022년 말에는 테슬라의 장기전망이 훼손되거나 경영진에 치명적인 문제가 새로 불거진 게 있었나요? 원래 테슬라는 이익성장 전망에 논란이 많았던 회사였고, 일론 머스크의 기이한 행보들은 20년 전부터 계속 시끄러웠습니다. 그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위해 시장에 내다 판 테슬라 주식 정도로 주가가 고점 대비 3분의1토막이 날 수는 없는거지요. 그렇다면, 테슬라가 제시하는 꿈이나 비젼이 그 시간 훼손된게 있나요? 오히려 로봇을 선보이고 메가팩토리를 계속 확장하면서 차량의 제조비용을 줄여나가고 있었죠.
중요한 변수는 시장의 유동성이 말라갔던 것 단 하나였습니다.
이렇듯 유동성, 즉 돈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변수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테슬라같은 고평가주식들이겠죠. 때문에 장기적인 시계열에서 뿐 아니라 며칠에서 보름 단위의 단기간에서도 테슬라 주가는 시시각각 매크로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가 배워야 하는 교훈은 뭘까요? 테슬라같은 고평가 주식은 다 거품이고 허상이니 관심도 가지지 말라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반대의 결론을 낼 수 있습니다. 주가를 움직이는 건 인간의 꿈과 희망, 낙관과 확신이며, 그러한 긍정적인 심리를 강화시켜주는 가장 강한 증폭제는 다름아닌 돈이라는 사실은 모든 투자의 역사를 통틀어 변하지 않는 진리인 겁니다.
지금 테슬라를 비롯한 고평가 주식들 중 상당수는 작년과 올해 이어진 고금리 쇼크로 쪼그라든 유동성으로 한번 크게 흔들린 상태입니다. 여기에서 기업의 펀더멘털 자체의 훼손이 미약한데 유동성의 고갈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한번 꺽여서 주가가 떨어진 기업들이라면, 언젠가 유동성이 돌아오는 국면에 다시한번 크게 상승을 이뤄낼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다가오는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대비하고 준비하면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단순히 낙폭이 큰 종목들이나, 폭락장에서 의외로 잘 버티는 종목들이 아니라, 주가가 떨어지고 오르는 이유를 확실하게 이해하고 경기침체 이후의 미래를 어느정도 예측할 수 있을만큼 움직임이 명확한 종목들입니다.
기업의 펀더멘털이 경기침체를 거치면서도 크게 손상이 되지 않았지만, 유동성이 말라가 투자심리가 훼손되있는 종목이라면, 유동성이 회복되는 국면에 매우 높은 확률로 주가가 회복되는 걸 넘어 더 크게 반등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주도주들, 유행을 선도한 팬시한 주식들이 새로운 세상을 접하면서 한물 간 주식으로 내쳐지는 경우를 떠올리며 사람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는 경우들도 분명 존재합니다만, 그런 경우는 대게 기업의 펀더멘털까지 크게 훼손된 경우들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새로운 시대가 오는 일은 2,30년의 긴 시간에 걸쳐 드물게 나타나는 이벤트입니다. 그 정도로 장기간의 거대한 담론변화까지 고려하는 투자가 성공적일지를 검증하기에는 제가 살아온 인생이 너무 짧은게 아쉽긴 하네요.
어쨋던, 사람의 마음은 한 번 특정한 방향으로 굳어지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것, 그렇게 굳어진 마음을 부숴낼 수 있는 충격들 중 우리가 쉽게 예측하고 확인할 수 있는 요소로는 돈, 즉 유동성이라는 요소가 있기에 이를 투자기회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