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이 맞는가는 중요한 게 아닙니다.

오늘 유투브를 열어보는데,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묘하게 대비되는 두 영상이 위아래로 붙어서 소개되더군요. 위쪽은 피셔인베스트이고 계속계속 경기침체 온다는 목소리를 높이는 채널, 아래쪽은 대세상승장이 올 수 있는 신호로 중국 항구에 철광석 재고가 소진되었고, 중국 내 철강회사들의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다는 걸 제시하고 있는 전인구 경제연구소입니다.

11월달 내내 미국과 우리 주식 모두 크게 올라서 이전까지의 하락분을 상당부분 만회했는데, 피셔인베스트는 경제 펀더멘털과 상관없는 일시적 상승이라는 이야기이고, 전인구경제연구소는 그런 “산타랠리(?)”는 우스울 정도의 커다란 주식상승이 경제 펀더멘털에 기반해서 올 수 있다는 상반된 주장입니다. 이럴 땐, 이 두 유투버가 이전에는 어떤 이야기를 했었는지 과거를 참고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피셔인베스트는 올해 내내 경기침체 레토릭을 계속해왔던 유투버입니다. 2023년 1월부터 SVB사태등의 이유로 기준금리인상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시점부터 보유중인 주식을 모두 팔았으며 지금까지 계속 경기침체예상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당시부터 지금까지 그가 팔았던 주식들이 엄청나게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여전히 경기침체가 오면 주식이 폭락할 수 있으니 매수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전인구경제연구소는 자기자신만의 포지션이나 예측, 또는 전망이 없습니다. 주로 게스트들의 의견을 듣는 형식으로 영상을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영상들도 대부분 일관된 장기전망이 아닌 그 때 그 때 회자되는 이슈들을 소개하며, 그러한 이슈나 분위기에 대한 짧은 의견을 이야기하는 게 주된 내용입니다. 즉, 지금 당장의 분위기 파악을 하는 데 소용이 닿는 정보들을 주로 유통하고 있는겁니다.

이렇게, 얼핏 보면 서로 상충되어 어느 한쪽은 틀릴 수 밖에 없는 주장같아 보이지만, 그 전부터 이야기해오던 맥락을 참고해본다면, 둘 모두 일정정도 일관성을 견지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으며, 두 영상 모두 어느정도 쓸모있는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셔인베스트는 현재 주식, 특히 미국주식의 밸류가 고평가 국면의 어느 한 지점에 와있다는 사실을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전인구경제연구소의 이런 영상은 현재 미국과 우리 주식시장의 모멘텀과 심리가 전형적인 상승국면의 한 가운데에 존재하고 있다는 걸 알려줍니다. 지금부터 주식이 크게 올라가더라도 전혀 이상한 게 아니며, 갑자기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져들며 주식이 크게 하락해도 전혀 이상한 게 아니라는 말입니다. 상승과 하락, 어느 쪽으로도 다 핑계가 있고, 논리와 근거가 뒷받침되어있는 상황에서는 상승이나 하락 어느쪽으로든 변동성이 크게 열려있는 국면이 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을 아예 안담는 것도 불안하고, 현금비중을 크게 들고있지 않는 것도 불안합니다. 진짜 중요한 투자기회는 지금이 아니라 이런 변동성이 추세적인 상승이나 하락을 만들어내면서, 그러한 상승 내지 하락의 움직임에 시장이 그럴듯한 근거를 만들어내면서 마치 그게 대세인양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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