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d is bad

유투브 홍방원의 불앤베어, 2023년 12월7일 영상

최근 미국 주식, 채권, 원자재 시장의 움직임을 한마디로 줄이면 “Bad is Bad”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경제지표들이 안좋게 나오면 금리인하를 기대한다면서 주식시장이 크게 올라가던 것과 정반대의 움직임입니다.

이렇게 bad is bad라는 이슈가 다시 불거진 건 2020년 코로나 판데믹 이후 처음이 아닌가 합니다. 판데믹 이후로는 엄청나게 풀린 유동성으로 주식이 올랐으며, 이후로 이 유동성을 꺼트리기 위해 연준이 긴축정책을 펼 때마다 주식시장은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경제지표가 안좋게 나올 때마다 이제는 연준이 긴축을 멈추고 피봇에 이를거라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진정 경기침체로 경제가 망가질 까 무서워 주식시장이 공포에 떠는 모습을 본 건 오랜만입니다. 이런 생경스러운 분위기 전환은 결코 좋은 변화가 아닙니다. 왜냐하면, 이제 긴축정책의 효과가 계속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점에 다다렀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변화의 신호가 주식 숏포지션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까요? 아닙니다.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연준이 긴축기조를 정식으로 취소하고, 완화기조로 전환하려면 아직 경제가 훨씬 더 크게 망가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엔 다르다”를 외치는 부류들 중에서는 파월의 연준이 경기침체를 정치적으로 감내할 수 없으므로 조금만 침체의 조짐이 나와도 선제적으로 완화기조에 들어갈거라는 시나리오, 즉 “보험적 금리인하”를 다시 재현할거라 주장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예전에 보험적 금리인하가 언급되던 때에는 지금같은 물가상승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파월의 유명한 실언인 “inflation is transitory”의 오점을 만회해야만 합니다.

게다가, 올해 내내 미 행정부는 엄청난 재정집행을 통해 유동성을 풀어서 경기침체를 방어한 결과, 현재 GDP 성장율 5%라는 기염을 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어느정도 경기가 냉각된다고 하더라도, 그게 인플레이션을 끝장낼 정도의 경기냉각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이제 막, “bad is bad” 현상이 한번 나왔다고 해서 한두달 안으로 경기침체나 주가폭락이 온다고 말하기는 어려운게 현재의 경제상황이라는 거지요.

결론적으로 작금에 벌어진 이러한 상황변화는 우리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는 경고음 정도로 받아들이되, 이제부터는 두가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나는 12월 FOMC에서 정책변화가 확인되는지 여부,,,, 여기서 금리인하가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점도표나 연준이사들의 발언등의 분위기에 따라 시장이 상당히 흔들릴 것입니다. 상황에 따라서는 미국채 장기물에 절호의 매입시점을 제공하거나, 보유 중인 주식의 비중을 크게 줄여야 하는 시점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달러인덱스입니다. 지금까지 달러인덱스는 미국채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강해지고, 떨어지면 약해졌습니다. 전형적인 “bad is good”의 논리로 움직였는데, 최근 움직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특히 최근 3-4일은 미국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는데도 달러인덱스가 상승했죠. 이러한 현상이 계속된다면, 이는 완연히 시장이 경기침체로 흘러가고 있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정말로 경기침체가 현실로 드러난 게 아니라, 레토릭이 강화되는 단계일 뿐이지만, 달러인덱스마저 “bad is bad”의 원칙이 굳어진다면, 그걸 거슬러 경기침체의 도래를 되돌리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지금부터는 미국채 장기물 금리와 달러인덱스의 상관관계에 더 주의를 집중해서 관찰해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