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미국주식 숏을 칠 타이밍일까?

연초들어 미국 주식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며칠동안 하락이 계속되면서 지금이 고점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상당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하는 건 각종 전문가들이나 애널리스트들이 일제히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내기 시작하는 탓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주식이 상승하는 동안 충분히 수익을 누린 투자자들은 당연히 수익실현을 해도 무방하겠죠. 문제는 지금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팔 타이밍이냐가 아니라 인버스든 VIX 추종상품이든 뭐든 숏포지션에 들어갈 타이밍이냐는 겁니다.

사실, 지금까지 미국 주식이 너무 심하게 쉬지 않고 오른 건 맞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기적인 하락은 전혀 이상할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게 너무 올랐다는 이유로 숏포지션에 들어가는 건 무모하다는 지적 이전에 “지금까지 오르는 추세”라는 것의 위력을 무시하는 행위입니다.

미국의 주식이나 채권시장처럼 규모가 큰 시장에서 한 번 형성된 추세라는 건 생각보다 오래 갑니다. 그런 추세의 끈질긴 면모 때문이 작년 연말 그렇게 오랫동안 상승추세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는데, 그런 추세가 정말로 죽었다는 확증도 없이 숏포지션 타잉밍이 바로 지금이라 확신하는 건 눈을 감고 사람들로 붐비는 길을 걸어가면서도 사고가 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과 같은 마인드일겁니다.

지금까지 미국 주식시장이 계속 올랐던 이유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빠른 시일 내에 내릴거라는 기대에 기반한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연초에 조정을 보이고 있는 이유 또한 그러한 금리인하의 기대감이 여러가지 요인들로 인해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지금부터 미 증시가 추세가 다시 반전해 올라가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인하의 기대감이 더 강화되어 확신으로 바뀔 수 있는 선명하고 명확한 근거가 나와야 합니다. 반대로, 미 증시가 하락추세를 굳히고 지금보다 훨씬 더 크게 떨어지려면 반대로, 기준금리 인하가 미뤄질거라는 전망을 강화시키는 재료가 나와야 하겠죠. 지금은 전자와 후자 그 어느것도 구체적으로 제시돈 게 없는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지금은 섯불리 포지션을 정하면 안되는 시기인거지요.

지금 미 증시가 하락하는 정도는 그냥 과매수에 대한 경계매물 이상의 의미를 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다리고 관찰해야 할 진짜 근거는 무엇이 될까요? 미국의 고용상황 중에서도 특히 임금의 상승율을 보면서, 임금상승이 강하게 유지되거나 지금보다 가속될다면, 인플레이션의 강력한 선행지표이자, 주식시장이 크게 빠질 수 있는 신호로 간주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피봇의 신호는 실업율과 같은 후행지표가 아니라 각종 경기선행지표들과 함께 부동산시장의 상황이 얼마나 빠르게 악화되는지를 체크하면서 연준의 피봇시기를 가늠해야 합니다.

물론, 주식시장이 언제나 채권금리나 각종 경제지표들에 의해 100%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지정학적 리스크나 각종 자연재해나 전염병이 갑툭튀 나오거나, 기존의 경제추세를 증폭시키는 일들은 항상 비일비재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제 외적 변수들은 대게 경제의 자연스러운 순환의 과정 중에서 경기확장국면이나 침체국면 자체를 뒤집을 정도로 위력적인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결국, 지금같은 때에는 각종 경제지표들 중 정말 중요한 핵심 지표들을 선별해서 추적관찰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백그라운드의 움직임을 확인하지 않고, 단순한 가격 수준이나 차트 추세선만 가지고 숏포지션이나 롱포지션에 섯불리 들어가는 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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