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영상은 요즘 회자되고 있는 이슈들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는데
- 연준 역레포 잔고와 관련한 유동성 변수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이 QT를 줄이거나 유보할 수 있다는 예측
- 인플레이션이 높게 잡히는 작년 하반기 내내 재정집행을 뒤로 미루면서 6천억달러 넘는 TGA 계정(영상 촬영 시점에는 7천억달러 근방)을 유지 중이며, 물가가 하락하고, 경기가 식어가거나 대선을 앞두고 쌓아둔 TGA계정에서 돈을 풀 것이라는 예측
- 이렇게 정부의 재정집행과 연준의 부채계정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면서 유동성을 풀것이므로 뚜렷한 경기침체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이러한 통찰이 잘못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저도 동의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부의 재정집행전략과 연준의 대차대조표에서 나오는 유동성을 근거로 역사적 강세장까지 주장하는 것에는 그러한 추론이 좌초될 수 있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첫번째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거나, 노동자 평균임금 상승이 계속 꺽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재정집행은 오히려 인플레이션 위험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실현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아무리 화폐적 현상이라고 하지만, 자연재해나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지정학리스크가 또다시 발발하거나 더 심화된다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는 건 쉽지 않게 됩니다. 그 때는 같은 정치적인 이유로 강력한 정반대의 조치, 즉 경기긴축을 시도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재발하게 되었을 때의 정치적 리스크는 경기침체로 인한 리스크를 훨씬 압도하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 민주당과 바이든행정부가 현재 재정을 투입해서 추진하는 정책들은 모두 인프라 투자나 과학기술 투자 등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재정집행들입니다. 코로나 직후 트럼프 행정부가 했던 것처럼 서민과 빈곤층들의 호주머니에 돈을 직접 꽂아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죠.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하는 소비위축에 100% 대응하는 재정집행이 아니라는겁니다.
세번째로, 이미 하원의 다수를 점유하고 있는 공화당의 견제와 정치공세입니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노골적으로 대놓고 국민 세금으로 민주당 좋은 일을 하게 놔둘 수 없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요. 현재 TGA계정에 많은 돈이 풀리지 않고 적립되고 있는 이유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 아니라, 공화당의 견제를 최소화하는 타이밍을 노리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본격적인 돈풀기는 생각보다 장애물이 많을 수 있다는거지요.
어쨋던, 작년 내내 경기침체를 예상했던 이들이 다들 낭패를 본 이유는 다름아닌 연대 초유의 공격적인 재정집행과 고금리와 통화긴축정책을 무색하게 하는 연준의 막대한 유동성공급 때문이었습니다. 얼마나 돈이 풀리고 유동성이 넘쳐났으면 미국인들의 소비가 사상 초유로 증가했는데도 압도적인 임금상승 덕에 여전히 이들의 예금계좌에 돈이 남아돌고 있겠습니까?
과연, 이런 추세가 정말로 미국 연준과 정부라는 거대 권력의 인위적인 계획경제(?)에 의해 언제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사뭇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