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달리기 시작한 지 세 달 정도인데 오늘이 가장 상쾌하고 즐거운 러닝이었습니다. 겨울비를 맞으며 달리는게 이렇게 상쾌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는데 멋진 경험이었네요.
겨울인데 눈이 내리지 않고 비가 온다는 건 일단 기온이 영상의 따뜻한 날이라는 뜻입니다. 달릴 때 호홉하기도 적당한 기온에 비가 와서 공기가 건조하지 않고 촉촉한 느낌이 상쾌합니다. 살을 애일 정도로 춥지도 않고, 그렇다고 달리면서 땀이 나도 갑갑하지 않습니다. 빗줄기에 인적이 드물어 적막한 분위기에 얼굴을 간간이 적시는 빗방울, 고즈녁한 저녁을 연출하는 어두운 하늘과 흐릿한 먹구름,, 일과에 치였던 하루를 치유하는 기분좋은 고독이었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일부러 페이스를 좀 늦추고 조금 더 오랜 시간을 달리며 새로운 경험을 만끽했네요. 일에 치여 외국여행을 못가본 지 10년이 넘었지만, 지금같은 시간을 날마다 즐길 수 있다면 별로 불만은 없겠다는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비가 올 때 러닝을 하기 위해 장비를 따로 장만할 필요는 없습니다. 요즘에는 런닝복이나 장비들이 많이 좋아져서 발수원단을 활용한 옷들을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러닝복은 나이키를 주로 구매하는데 다른 스포츠와 구분해서 러닝에 특화되어 설계된 카테고리가 따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런 디비전”, 또는 “러닝 디비전”이라는 카테고리는 가격도 생각만큼 비싸지 않으면서 러닝에 특화되있는 설계로 제작된 의류라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굳이 고민하지 않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같은 러닝복도 런 디비전 카테고리는 땀을 더 적극적으로 배출하기 위해 가변 벤트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거나, 무게를 줄이는 데 더 신경을 쓰든지, 달릴 때 스마트폰을 재킷 호주머니에 넣으면 흔들려 불편하기 때문에 하의에 반드시 스마트폰을 수납하는 주머니를 만들어 놓는 등 런너들을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이키는 제품명에서 달릴 때의 상황이나 용도를 쉽게 알 수 있게 해놨습니다. 오늘처럼 차분하게 내리는 비를 맞으며 러닝을 할 때에는 제품명에 “리펠(repel)”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는 제품을 고르면 됩니다. water-repellent design의 약자로 방수기능을 의미합니다. 리펠 제품이라고 해서 꼭 비가 올 때에만 쓸 수 있는게 아닙니다. 평상시에도 아무런 문제 없이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여름용 러닝복이 아니라면, 처음부터 리펠 키워드가 들어있는 제품을 선택하면 됩니다.
다만, 폭풍우나 호우경보가 울릴정도의 심한 장대비에서는 리펠 키워드의 제품들은 방수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수 있는데, 완벽한 방수와 방풍을 필요로 할 경우 “스톰 핏” 키워드로 검색하면 됩니다. 사실, 스톰 핏 제품들은 무겁고 가격도 비쌀 뿐 아니라 평상시에 입고 뛰다 보면 땀이 금방 차기 때문에 굳이 스톰 핏 제품군을 사야 할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더군요. 스톰 핏 제품들은 사놓고도 일년 중 활용할 수 있는 날이 며칠 안되니 스톰핏 제품을 구입할 때에는 이 점을 고민해보셔야 될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