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슬라 주가가 계속 빠지는 추세라 많은 분들이 불안해 합니다. 앞으로 주가가 다시 반등할 것인지, 아니면 계속 빠지거나 이 수준에서 횡보할 것인지를 예측하는 건 인간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과업이죠. 하지만, 지금의 하락세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건 훨씬 쉬운 일입니다.
자동차라는 공산품은 잔존가치를 정확하게 평가하는 게 가능한 제품입니다. 중고차 가격이 올라간다면 해당 차량의 인기가 높은 것이고, 내려간다면 그 반대죠. 유투브 소수몽키에서 언급하고 있는 테슬라 중고차 가격추이는 굉장히 중요한 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테슬라의 신차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중고차 가격의 하락속도가 훨씬 더 가파릅니다. 현재 테슬라 중고차 가격이 18개월, 즉 1년 반 전에 테슬라 중고차의 반값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중고차 시장에 훨씬 더 많은 테슬라 차가 풀려나오고 있다는 걸 말해줍니다. 1년 반 전이면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문제로 미국에서 새 차를 사는게 너무 어려워서 중고차 가격이 새 차보다 더 비쌌던 시절이지요.
당시의 테슬라 중고차 가격을 가지고 테슬라의 상황을 짐작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른 회사의 중고차들도 다들 새차보다 비싸거나 큰 차이가 없던 때였으니까요. 문제는 현재 중고차 가격이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이슈로 중고차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하던 때보다도 훨씬 크게 떨어졌다는 점입니다. 이건 테슬라에게 분명 안좋은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이걸 제외한 영상 내의 다른 내용은 다 곁가지 입니다. 금리인하 기대감이 무너져서라느니 친환경주 약세장에 쓸렸다느니 이런건 신경 쓸 필요가 없어요. 테슬라 정도 시총이 되버리면 실적기대감에 주가가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일론 머스크는 인공지능이나 로봇 개발 등을 테슬라에서 안하고 따로 회사를 차려서 할 수 있다면서 자신에게 의결권을 달라고 협박하고 있죠. 실적에서 기대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꿈이라도 계속 꿀 수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다면 테슬라 주가가 쉽게 올라가기는 어렵겠죠.
이러저러한 거 다 떠나서 현재의 주가가 쌌다면 기관투자자들이 싸다는 메리트 하나만으로도 돈을 쏟아부을 수 있었을텐데, PER이 그리 싸지도 않다보니 주가가 불안해지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겠죠. 물론, 테슬라라는 기업과 일론 머스크를 사랑하는 충성주주들이 워낙 많다보니 지금까지처럼 “buy the dip”을 하는 이들의 돈으로 주가가 다시 오를 수도 있을겁니다.
문제는 테슬라의 주가가 아니라 EPS가 계속 성장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그 가능성을 가시적으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예전같이 강한 회복세나 오래 가는 상승추세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