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를 대보라면야 뭐 여러가가지 댈 게 많지요. 그런데, 그런 하고많은 이유들 중 곁다리나 핑계같은 것들 말고 진짜 이유를 찾기 위해서는 최근 2년 동안 갑자기 발생한 변수들에서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 판데믹 때나, 직후의 코스피 코스닥은 미국보다 더 뜨거웠거든요. 그 땐 이러지 않았는데, 왜 지금 와서 이러는 건지를 봐야죠.
결국, 북한 리스크나 대주주 거버넌스 이슈, 우리나라 경제의 대외의존성 따위는 절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이런 것들에 현혹되어서 우리나라 주식판에서 아예 떠나는 결과적으로 어찌 되는가를 떠나 어리석은 판단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국장이 안되는 가장 큰 원인은 다름 아닌 트럼프의 부상으로 상징되는 일련의 정치, 경제, 지정학 이슈일 것이고, 그 다음은 중국의 정치적 퇴행과 이로 인해 심해지는 미중갈등 및 디플레이션, 그 다음은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금리인상 이슈가 될 것입니다. 혹자는 현정권의 무능과 부패를 우리 주식이 안되는 이유로 꼽으시는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부패가 나라의 기강을 계속 무너트리고 있는 건 맞지만, 그 영향은 지금 당장 나오는 게 아니라 10년, 20년 후에 나타날 문제들입니다.
PF부실의 뇌관을 터트린 게 김진태xx 인건 맞지만, 어차피 PF부실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계속 에너지가 축적되었기에 언제가 되었든 터질 수밖에 없었던 문제입니다. 수십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걸 막지 못해 사람들의 욕망에 불을 질러놨던 건 현정부 탓이 아닙니다. 그저 코로나를 극복하겠다는 명분으로 미국 주도로 전세계에 돈이 풀리면서 자산거품이 말도 못하게 팽창했던 겁니다.
어찌 되었든 반도체는 중국이나 미국쪽 경제상황이 어찌 될 지 모르는 매크로 경제상황 때문에 불안하고, 엄청난 주가상승으로 그동안 지수를 떠받쳐왔던 이차전지 관련주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떡락하고 있는데, 국장 지수가 여타 다른 나라들만큼 따라가기를 원하는 건 언감생심 염치도 분수도 없는겁니다.
중요한 건, 지금 국장이 중국과 홍콩 따라 빌빌거리는 건 그렇다 쳐도 앞으로도 영원히 코스피 코스닥을 안할거냐는 겁니다. 사실 거기에 대한 답은 이미 나왔습니다. 코로나 판데믹 위기를 가장 먼저 헤쳐 나왔던 것도 우리나라였고, 코로나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주가가 회복했던 것도 우리나라였습니다. 원화가치가 폭락한 다음에는 언제나 수출주가 전성기를 구가했고, 국민연금은 주가폭락으로 떨어진 국장 비중을 맞추기 위해 무서운 속도로 우리 주식을 사모으기 바쁘게 되어있습니다.
그 때에도 여전히 미국 주식을 하는게 정답일지는 재선 대통령으로 아무도 못말릴 트럼프가 얼마나 미국의 시스템을 해체하고 퇴행시키게 될 지를 보고 나서 판단해도 전혀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