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각도기tv에서 전날 미국증시를 복기해주는 컨텐츠를 자주 올리는데, 들을만합니다. 오늘은 상당히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13분24초부터 영상을 들어보시는 걸 권합니다.
- 90년대 후반부 미국은 기준금리를 올리고 있었다. 덕분에 강달러가 계속되면서 신흥국 경제사정이 안좋았음.
- 결국 태국 바트화를 시작으로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생해 충격이 전세계로 확산
- 미국은 자국 경기를 방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림.
- 기준금리가 내려가자 주식시장이 대호황을 맞으며 IT버블시대를 열게 됨.
미국이 2022년부터 역사상 가장 가파른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렸습니다. 덕분에 달러인덱스는 계속해서 100 이상으로 크게 올라와 있죠. 이런 강달러로 과거엔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왔지만, 이미 한 번 외환위기를 겪었던 동아시아 국가들이나 어마어마한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 외환위기까지 빠지기는 어렵습니다. 이번에 취약성을 노출한 곳은 유럽쪽입니다. 미국 상업용부동산 거품이 꺼졌을 때 정작 미국은 충격을 흡수할 수 있지만, 이들 상업용부동산 관련한 증권들을 대량 매입한 유럽의 금융기관들은 벌써부터 부실의 충격으로 부도위험에 내몰리는 금융기관이 하나 둘 나오고 있습니다.
97년 발생했던 동아시아 외환위기는 결국 러시아의 채무불이행사태까지 진행하고 나서야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를 공격적으로 단행하며 대응하기 시작했지만, 유럽의 경제위기는 그 때처럼 몇년이고 방관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미국 입장에서 유럽은 방치할 수 없는 파트너입니다.
때문에 유럽의 외환위기는 곧바로 파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여기까지는 현실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입니다만, 중요한 건 그 다음입니다. 그렇게 기준금리가 인하된다면, 과연 2,000년대의 IT버블에 준하는 주식버블이 다시 나올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일부 스태그플레이션을 외치는 이들처럼 넘치는 유동성이 다시 물가상승을 촉발하게 될까요?
사실, 90년대 후반의 국제정세와 경제상황이 지금과 똑같은 건 아닙니다. 90년대 후반은 미국이 패권을 장악한 채 1극체제로 세계경제를 막 통합했던 시기고, 지금은 그 반대로 세계가 쪼개지고 블럭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시 인터넷을 활용하는 IT기술은 지금 주목받는 AI기술보다 훨씬 실질적으로 세계를 변혁시키고 있었습니다. 90년대 초반 동아시아 국가들은 말 그대로 네마리 용이라 불릴 정도로 제조업 호황을 맞으면서 거품을 키우던 과잉투자의 시대였는데, 지금의 유럽은 과잉투자는 커녕 버블과도 전혀 거리가 멉니다.
결정적으로, 미 연준은 당시 그린스펀 의장의 그런 조치로 어마어마한 버블에 미국이 고통받았던 역사를 너무나 잘 알고 있으며, 어지간해서는 그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이렇게 세세한 점들은 다르지만, 유동성이라는 돈의 힘이 가지는 위력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게 전혀 없습니다. 지금 미국의 기준금리가 어떤 경제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인하될 경우, 그 결과가 인플레이션이 되던, 자산버블이 되던 엄청난 파괴력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건 자명합니다. 이 부분만큼은 절대로 부정될 수 없기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놓고 시장을 관찰하는 걸 멈추면 안되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