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쪽의 이미지는 “캐시 우드 + 디플레이션”이라는 키워드로 구글검색을 하면 나오는 기사들입니다. 아래쪽 이미지는 “일론 머스크 + 디플레이션”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거구요. 역설적이지만 일론 머스크나 캐시 우드가 디플레이션을 경고하던 2022년과 2023년의 시기야말로 인플레이션이 가장 크게 기승을 부리던 때였습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하는 건 디스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은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는겁니다. 인플레이션이 잦아들고 경기에 활력이 돌아오는 디스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를 넘어 공황이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은 완전히 다른 상황이죠. 캐시 우드와 일론 머스크는 2022년과 2023년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이르러 미국인을 괴롭히던 바로 그 때에 경제공황이 온다고 경고했던 이들입니다.
물론 “이 둘이 신도 아니고 어떻게 매번 경제예측에 성공할 수 있겠나,,, 나쁜 뜻으로 그런 게 아니면 됬지”라고 두둔할 수도 있죠. 하지만, 우리는 이 둘이 정말로 좋은 뜻과 진정성을 가지고 디플레이션을 외쳤던 게 아니라는 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연준이 가파른 인플레이션을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을 때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한다면서 저런 말들을 했었지요. 우리는 그걸 잊으면 안됩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와 스페이스X라는 기술기업들을 경영하고 있는 기업가입니다. 캐시 우드는 기술기업들을 위주로 투자해 펀드를 운영하는 펀드매니저이구요. 이들은 거의 고금리환경에서 손해를 보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이들이 무얼 명분이나 근거로 삼았던지간에 기준금리 인하해야 한다는 말은 일단은 걸러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려는 건 그런 기본적인 분별력에 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들이 디플레이션 온다고 작년과 재작년 내내 떠들었던 근거들과 곁들여서 말했던 변죽(이게 핵심!)에 대해서 지금이라도 차분하게 돌이켜보자는 겁니다.
- 일론 머스크는 2022년부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너무 가파르다(그래서 이대로는 디플레이션이 올 정도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래서 2022년에 당장이라도 금리인하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일론 머스크가 2022년 9월 경 “인플레이션은 이미 피크아웃 상태다”라고 주장합니다.
- 2023년 11월경에 “미국은 이미 디플레이션에 와있다”고 선언하기도 합니다.
- 캐시 우드는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 뿐 아니라 디플레이션도 헤지해줄 수 있다”라고 강조합니다.
- 캐시 우드는 “디플레이션 시대에는 현금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주장하며 현금 대신 비트코인에 투자하라고 말합니다.
- 캐시 우드는 디플레이션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로봇 전쟁”에 참여하라 독려합니다.
단순히 가까운 미래에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 또는 디스인플레이션 어느 쪽으로든 올 수 있다는 전망을 하는 건 누구나 말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인상에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이들의 입장을 생각해볼 때, 기준금리 인하를 촉구하며 디플레이션 전망을 곁들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죠.
하지만, 해당 기사들에서 디플레이션 서사에 곁들여서 근거로 제시되거나 관련한 곁가지 변죽들을 보면, 황당한 논리적 파탄에 허탈한 웃음이 나오다가도, 이렇게까지 말이 안되는 걸 끼워맞춰서 자신들의 입장에 유리한 여론형성을 시도하는 행태에 역겨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디플레이션이라는 게 무슨 뜻인지는 요즘엔 초등생들도 다 압니다. 물가가 떨어지고, 현금의 가치가 계속 상승하는 현상을 디플레이션이라 하지요. 그런데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투자하라니,,,, 게다가 비트코인은 무슨 신이라도 되나요?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을 동시에 헤지하는 자산이라고 주장하는 게 참,,,,
세계적인 기업들을 이끌고 있는 사업가 일론 머스크의 현실인식도 황당하고 한심하긴 마찬가지입니다. 파월 연준의장이 2021년에 “Inflation is transtory”라는 희대의 뻘소리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을 제 때 하지 못해 뒤늦게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던 그 절박함과 급박함의 절정을 달리던 2022년 9월 시점에 자기 사업이 어려울 것 같다고 인플레이션이 이미 피크아웃되고 있다느니, 디플레이션이 올테니 기준금리 내리라느니 이런 주문을 했었다는 건 지금 돌이켜 볼 때 이들의 생리와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볼 수 있는 발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유명 인플루언서들의 이런 말들을 절대로 잊으면 안됩니다. 그걸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어야 앞으로 이들이 어떤 말을 할 때에도 그 말들의 행간에 녹아있는 그들의 의도와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겁니다.


핑백: 일론 머스크와 캐시 우드의 말 – 수면제의 까리한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