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의 영상 말미에 내용을 요약해서 결론처럼 말하는 부분이 있지만, 내용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에서 나온 결론이라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자막으로 내용을 하나하나 꼼꼼이 읽어보고 그걸 제 나름으로 간추려봅니다.
- 마크 더글러스가 말하는 펀더멘탈에 대한 5가지 팩트들(1.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2.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굳이 알 필요 없다. 3. 승리와 패배 사이에는 무작위적인 분포가 있다. 4. 자신의 규칙에 대해서는 엄격하되 기대에 있어서는 유연해야 한다. 5. 시장분석은 시장을 이해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일관된 결과를 얻는 방법을 알려주진 않는다.)이 의미하는 단 하나의 명제 – “돈을 벌기 위한 답은 시장이 아닌 우리들의 마음 속에 있다”
- 시장에서 특별한 패턴을 발견해 돈을 벌려고 하지만, 패턴은 일관되게 반복되지도 않고, 결과와 패턴이 꼭 관련있지도 않다. 같은 패턴으로 지금 하고 있는 트레이딩에선 승자일 수 있지만, 그게 다음 트레이딩에서도 승자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장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고,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다.
- 사람들이 트레이딩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는 예측할 수 없는 시장을 예측하고 승리할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런 기대는 언젠가는 반드시 배신당한다.
- 본질적으로 시장에서 가격은 사람들의 기대와 믿음이 만드는 것이고, 모두가 비슷한 투자심리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이딩으로 돈을 벌려면 패턴이 아니라 방법론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두려움, 절망, 그리고 오류로부터 벗어나 자유롭게 거래하기 위해 방법론에 접근해야 한다.
- 오류는 잘못된 믿음에서 온다. 잘못된 믿음이란 시장에 그럴듯한 패턴이 존재하고, 그 패턴이 다른 트레이딩이 아닌 “바로 지금 이 트레이딩에서 이기게 해줄거”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면서 시작된다. 보통의 트레이더들은 이길거라 생각되지 않는 거래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실은 승률이아니라 감수할 리스크와 벌어들일 수익 사이의 비율(기대값)이 훨씬 더 중요하다. 기대값이 충분히 높다면 지금 이 트레이딩에서 질 것 같아도 트레이딩을 해야 한다. 단 5%의 승률을 가지고도 수천억을 버는 리처드 데니스같은 트레이더들이 존재한다.
- 기대값이 충분히 높다고 판단된다면, 어떠한 두려움이나 주저함 없이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시장에서 생겨날 문제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마크 더글러스의 인터뷰 영상에서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건 시장과 가격의 형성과정입니다. 시장은 복잡계 시스템이기에 우리가 타이밍을 예측하는 것이 수학적으로나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 가격은 사람들의 믿음에 의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트레이더가 할 수 있는 것은 리스크 대비 기대값이 높은 유리한 포지션을 잡고, 그 포지션에서 확률의 힘이 현실에서 극대화 될 때까지 트레이딩을 반복하되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트레이딩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실제 수익을 내주는 가장 큰 부분이라는 걸 반복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과 가격형성의 본질은 비단 트레이딩의 영역에서만 통용되는게 아닙니다.
본질가치를 엄연히 가지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시장에 가치투자나 장기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에게도 충분히 경종을 울리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시장의 변덕과 거기에 휩쓸리기 마련인 우리의 연약한 마음은 단기 트레이더들에게만 극복해야 할 과제가 아닙니다. 또한, 우리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특정 기업이나 시장 전체의 장기 우상향을 믿어 의심치 않다가도, 수십년 만에 처음, 백년 만에 처음 보는 충격적인 악재나 변동성에 휩쓸려 우리의 투자마인드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쓸려나가거나, 손실을 최소화할 기회를 놓쳐 두번다시 투자를 할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투자하는 5년 내내 수익구간 안에서 휘파람을 불다가 2-3주 사이에 모슨 수익을 다 까먹고 도로아미타불이 되거나, 원금마저 까먹는 일은 이른바 장기투자자의 흔한 일상입니다.
사실, 장기투자자가 특정한 자신의 포지션을 장기간 계속 들고가는 것 자체가 이미 실시간으로 꾸준히 시장의 변동성에 자신의 자산을 노출시키는 행위이며, 리스크를 떠안는 결정의 연장입니다. 트레이딩과 마찬가지로 시장을 함부로 예측하고 “내가 이번 투자에서는 이길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지나치게 큰 위험을 부담하거나, 일이 자기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아서 당황하고 조급해져서 오류에 빠질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수많은 성공적인 트레이더들과 마찬가지로 장기투자자들도 시장을 예측하는 것을 불가능하다(심지어 장기 시계열로 보더라도)는 것을 인정하고,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지보다는 현재의 시장이 어느 위치에 있고 내가 어떤 포지션을 들고 있는 것이 더 높은 기대값을 볼 수 있는지를 항상 염두에 두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일 것입니다.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법론에 대한 고민도 단기 트레이더들만큼은 아니지만 레버리지를 쓸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에도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 영역일 것이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