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아 중독에 대한 경고 – 듄2 리뷰

유투브 그라운드씨 2024년3원12일 영상

메시아라는 개념이 특정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현재의 세상이 한순간도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부조리로 가득차있으며, 이런 현실을 평범한 인간의 지혜와 열정으로는 결코 바꿀 수 없다는 염세주의입니다. 그러한 절망과 염세주의의 유일한 해결책은 평범한 인간이 아닌 초인으로서 메시아의 강림을 기다리는 것 밖에 없는것이죠.

여기서 우리가 경계해야 하는 건 메시아의 실존여부가 아닙니다. 메시아 신앙이 위험한 건 “지금 이 현실이 절망적이라고 한다면 정확히 무엇이 잘못되어서 절망적인 것인가” 하는 진단의 영역에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제대로 고민하지 못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시대가 암울해졌다는 것은 하나의 현실이지만, 그 원인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 달라질 수 있고, 다수가 생각하는 해석이 무조건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사람, 이 지도자가 우리의 숙원을 해결해 줄 특별한 그 사람이 아닐까?” 하는 대중의 기대, “내가 운명적인 과정으로 권력을 획득하게 된 이유는 위대한 시대의 과업을 이룩하라는 운명의 인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지도자의 소명의식,,, 이러한 기괴한 상상력이 현실에 도래하기 위해서는 다분히 억지스럽고 기괴하기까지 한 현실해석이 필요합니다.

한 집단이나 공동체 내에 서로 다른 생각과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든지 존재하고, 그러한 생각도 충분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다원주의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부자연스럽고 폭력적인 절차와 과정을 통해서까지 누군가를 절대권력의 정점에 올려주어야 할 명분과 당위성이 성립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공동체 전체가 심각한 위협이나 탄압, 차별을 받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공동체 내부에서 다원주의가 말라비틀어지지 않는다면 그 안에서 절대권력이 성립되고 폭력과 잔학함이 허용되는 가치나 규범이 나오기 어렵다는 거지요.

영화 듄2에서도 그렇게 수백년 압제를 당해왔으며, 인위적으로 메시아신앙이 포교되어왔던 프레멘 내부에서조차 다원주의가 말살되지 않았기에 메시아신앙에 대한 서로 다른 인식이 공존할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폴과 그의 모친이 이들을 본격적으로 세뇌시키고 규합하고 나서야 다원성이 배제되며 본격적인 메시아중도에 빠져 성전을 거리낌없이 수행하는 자들이 되었던 전개를 돌아본다면 위의 유투브영상에서 경계하고 있는 “메시아 중독”이라는 정치현상을 경계하고 막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엿볼 수 있지 않은가 생각해봅니다.

인류역사에서 언제나 엄청난 광기와 폭력을 야기해왔던 메시아 중독이라는 끔찍하고 야만스러운 현상을 경계하고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이의 생각이 옳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항상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건강한 토론을 장려하는 민주적이고 다원주의적인 분위기가 전제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영화를 보면서 더 굳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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