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식과 코인쪽 상황이 워낙 좋은지라 매크로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일본의 YCC정책 철회는 정말 파급력이 큰 이벤트입니다. 일본의 주요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인상폭이 5%를 훌쩍 넘겨 5.85%의 임금인상율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게 합의가 될 경우 일본 정부는 YCC정책의 철회를 위해 설정해두었던 전제조건인 물가 인상과 임금인상을 모두 충족시키게 됩니다.
이 경우 일본 국채의 수익률은 크게 상승하고, 엔화가 강세로 갈 것이라는 걸 예상하지 못할 사람은 거의 없죠. 당연히 전세계에 흩어져있던 엔캐리 투자자금들은 회수되어 일본으로 몰리며 엔화강세를 일으킬 것이며, 일본정부는 더이상 유동성을 뿌려가며 일본국채를 무제한 매입하는 걸 그만두면서 일본 국채금리는 상승할 것입니다.
문제는 일본이 이제부터 미국 국채를 살 수 있는 여지가 많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미국채 수급이 꼬이면 시장금리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는 요인이 된다는 것. 현재 미국의 물가가 불안해 채권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올라갔다고들 하지만, 사실 이미 고개가 꺽이기 시작하는 물가보다 일본의 YCC중단이 수급상으로는 더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미국채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채권이나 주식시장이 난리가 나는건 아닙니다. 이건 이미 알려진 변수인 동시에, 미국과 일본의 긴말한 공조 아래에서 계속 조율되고 있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파급력이 그렇게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영상의 제목처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기 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이러한 일을 예상하고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채조달시점 이전에 금리를 크게 떨어뜨리는 조치를 실행할 가능성도 동시에 올라갈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일본의 YCC정책 철회 이벤트 까지는 미국 재무부와 연준의 예측과 예상 범위 안에서 조율되고 관리할 수 있는 사안이라는겁니다.
진짜 문제는 이렇게 엄격히 관리중인 일본의 YCC정책 철회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다른 이벤트와 함께 시너지를 내며 미 재무부와 연준이 상정한 범위 밖의 영향을 끼치게 되는 상황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요즘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 경제를 새장 속에 가두고 이리저리 조작하는 조롱경제를 실현하고 있는 중인데, 이게 잘 될지 어떨지를 태평양 건너편 우리나라 국민들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지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