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선거의 결과는 외부의 환경과 내부의 역량에 의해 결정됩니다.
먼저 외부 환경을 둘러볼까요? 어둠의 민주당 윤석열이 그렇게 국정운영을 개판으로 쳐놓다 못해 보수지지층인 의사집단과 병원 관계자들을 죄다 등돌리게 만들어놓고 치룬 선거였습니다. 국힘당은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정권심판론이라는 이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한동훈과 윤석열의 갈등으로 내부분열양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죠.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민주당에게 지금보다 더 유리한 외부환경이 나올 일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렇게 까지 유리한 외부환경을 등에 업고 민주당 지도부는 “윤석열 타도(거부권 무력화 의석수 확보)”을 진정한 목표로 한 게 아니라 “야권 내 주도권 공고화”를 진정한 목표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민주당 내에서 지도부에 반항하던 이들을 공천에서 다 쳐냈고, 막판에 조국혁신당이 비례대표 20석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 광주전남 쪽에서 “민주당도 비례는 좀 줘야 되는거 아니냐”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유통시켰습니다. 그렇게 비례표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않은 것은 민주당이라는 범주로 봐서는 당연한 선택이지만, 범야권 내지 윤석열 타도라는 범주에서는 4-5석까지도 깍아먹은 실책이었습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진보정당들과의 선거연합,,, 사람이라는 게 일이 이리 될 줄 알았다면 당연히 안했을테지만, 조금만 더 냉정하고 더 절박했더라면 제2, 제3의 정의당을 만들수밖에 없는데다 민주당을 “진보”로 규정하게 만드는 저런 연합을 안했을겁니다. 결국은 민주당이 저지른 한두가지 실책으로 결과가 많이 아쉬워졌고, 그러한 실책의 근저에는 의석 확보와 윤석열 타도의 절박함 보다는 야권 내에서의 헤게모니 장악이 좀 더 절실했다는 선택 내지는 덜 절박했던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그런 민주당 지도부의 목표를 전제로 한다면 매우 만족스럽게 나온게 맞아요.
대구경북을 비롯한 전통적인 핵심 국힘당 지지층의 단합은 어차피 변수가 아닌 상수였습니다. 이걸 가지고 아쉬워하거나 화낼 이유는 없죠. 결국, 관점을 “민주당”의 관점으로 볼 때는 최선의 선택이었지만, “윤석열 타도”라는 명분과 관점으로 볼 때에는 실책들이 있었기에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온겁니다. 정부여당이나 유권자 탓 할 개제는 1도 없는거지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지금의 이 결과가 민주당의 현재 낼 수 있는 최고의 역량이자, 확장한계라는 걸 순순히 인정하고, 이제부터 확고한 수권정당이자 대선 승리로 가는 길을 착실히 밟아가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지, 아니면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게 못내 아쉽고 화가 난다고 자꾸 무리수를 남발하다 그나마 이렇게 일궈놓은 유리한 지형의 이점을 다 깍아먹게 될지,,,
이렇게 앞으로 민주당과 범야권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 건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의 전략적 사고와 냉정함, 그리고 자제심이 될겁니다. 지금은 국힘당의 저력 내지 국힘당 지지자들의 단단함을 보면서 “개돼지” 운운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극소수에 불과한 게 그나마 다행이지만, 앞으로 더 답답한 일들을 겪게 되면 또 어찌 될 지 모르는거지요. 이제부터 정신차리고 정말 잘 해야 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래서 참 다이나믹하고 역동적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역동성 자체는 우리 미래가 결코 어둡지 않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근거 중 하나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