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올 때 신는 신발들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은 당연히 “방수”성능입니다. 그렇게 방수성능 하나만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고무장화가 최선의 선택이겠지만, 통풍과 투습이 전혀 안되고 오래 걷기조차 불편한 장화를 달리기를 위해 선택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때문에 보통 우천 시 달리기를 위해서 가장 보편적인 선택이 위와 같은 고어텍스 런닝화 일겁니다. 그런데, 고어텍스라는 원단 자체는 방수에 특화된 게 아니라 방수와 투습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습니다. 즉, 투습성능을 위해 방수성능은 어느정도 희생했다는 게 고어텍스 원단의 근본적인 한계라는 겁니다. 그래서 폭우가 쏟아지거나 물에 신발이 잠기는 상황이 오랜 시간 계속되면 방수가 유지되지 않고 물이 스며들게 됩니다.
위의 유투브 영상에서 폭우 속 8km 달리기 시 양말이 완전히 젖고 신발 안에 물이 찾서 찰랑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상황이 신발의 결함 때문인게 아니라 원래 고어텍스 운동화의 정상적인 방수능력이 저정도 이상을 해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어텍스 런닝화나 고어텍스 트레일 화는 위의 유투브영상에서와 같은 정도의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신는 신발이 아닙니다. 이 정도의 폭우 상황에서는 오히려 매쉬 갑피처럼 배출이 잘 되는 신발을 신는게 더 유리합니다.
고어텍스 운동화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폭우가 아닌 약하게 비가 내리거나 잠깐 비가 내리다 그치는 소나기 상황, 그리고 비가 다 내린 후 길에 물웅덩이들이 많아서 신발이 물웅덩이에 빠지는 상황일 때 고어텍스 운동화가 제대로 된 방수성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신발 안에 물이 들어오면 배출이 안되어 오히려 일반적인 신발보다도 발이 더 심하게 젖고, 이로 인해 무좀이나 발냄새같은 안좋은 상황이 더 심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투습성능은 포기하고 좀 더 방수성능을 극대화해서 “지속적인 폭우” 상황에서도 물이 새어 들어오지 않는 러닝화는 없을까요? 있습니다. 확실히 고어텍스 신발보다 더 뛰어난 방수성능으로 지속적인 폭우에서도 상당한 시간 동안 러닝을 즐길 수 있는 신발이 있더군요.
제가 써본 신발들 중엔 나이키 쉴드 시리즈가 확실히 방수성능은 고어텍스 버전보다 탁월했습니다. 가격적으로도 고어텍스 신발들보다 싸고, 겨울에 쓸만한 보온성이 있지만 여름에 못 신을 정도로 덥지도 않아 범용성으로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말로 비 속에서 러닝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런닝화를 고민한다면 사계절 어느 때든, 고어텍스보다는 쉴드 시리즈가 더 좋은 선택이라 생각합니다. 저도 고어텍스 신발들이면 무조건 방수가 보장될거라 착각했다 몇 번 발이 젖은 후로는 큰 비가 올 때는 무조건 쉴드 시리즈(현재는 페가수스 39 쉴드)를 신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어텍스 런닝화나 트레일화는 무조건 몹쓸 물건이냐,,, 그건 아닌게 고어텍스 원단의 투습성능이 빛을 발하는 상황이 따로 있습니다. 다름아닌 10키로 이상의 장거리 걷기나 달리기 상황에서 발이 쾌적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투습성능이 절실해지기 때문입니다. 간간이 비가 오거나 물웅덩이를 밟게 되면서 적당한 방수성능이 필요한 데, 장거리 러닝이나 걷기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고어텍스 신발 말고 다른 대안은 찾기 어려울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