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이 끔찍한 이유

제가 의사라서 의사를 탄압하는 나쁜 정권,,, 이런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지금 집단 사직한(파업이 아닙니다. 이게 중요한겁니다.) 전공의들을 향해서 제 때 전문의 되지 못하게 만들수도 있다고 협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협박에 전공의가 꿈쩍도 하지 않는다는 뉴스인데 왜 이럴까요?

지금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을 한 이유는 더이상 뼈빠지게 몸 버려가면서 젊음을 희생해가며 전문의자격증을 따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서입니다. 물론, 현재 집단사직을 한 전공의들 전부가 그런 심정은 아닐겁니다. 인기과 전공의들은 상황이 정리되면 다시 복귀해서 전문의시험을 치루는게 가장 해피한 상황이지만, 정부가 협박을 하듯 전문의시험을 못보게 한다고 해도 “치명적인 손실”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영원히 전문의시험을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고, 전공의4년차가 아닌 이상 그렇게 전문의시험을 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정부의 으름장에 황당함을 느끼는 건 정부의 삽질로 인해 현재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필수의료과 전공의들입니다. 소아과, 내과, 외과, 산부인과, 응급의학과 전공의들은 지금 이대로라면 전문의 자격증이라는 게 아무런 의미가 없을 뿐더러 오히려 자격증이 패널티가 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이들 필수과 전문의라는 것이 의사들 내에서 패배자, 하층계급의 상징이 되버릴 수 있으니까요. 이들 필수과 전공의들은 정말로 전문의를 할 생각이 없어서 사직을 한겁니다. 앞으로 돈을 준다고 해도 전공의를 더이상 할 이유가 없어요.

현 정부는 그렇게 전문의를 할 생각이 사라져버린 이들에게 “전문의시험 못보게 만들수 있다!”라고 협박을 하고 있는겁니다. 상황을 조금만 이해할 수 있어도 정부의 협박이 말이 안되는 으름장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부가 이렇게까지 쥐톨만큼의 전략도, 현실인식도, 상황판단도 결여된 행동을 계속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건 현상황을 해결할 능력은 커녕, 정부의 전반적인 행정수행능력 자체가 파탄나고 있다는 걸 뜻합니다. 이렇게까지 영이 서지 않고, 무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정부는 제가 살아오면서 처음봅니다. 박근혜 정권 때의 무능한 모습을 몇배로 뛰어넘는 삽질입니다.

대통령은 총선 패배를 겪고서도 바뀌는 것 없이 거부권 계속 남발하고 있고, 고위공무원들은 대통령이 싸지른 똥을 치우기는 커녕, 그 안에서 허우적대면서 무능과 무질서의 극치를 재현하고 있는 중입니다. 나라의 기강이 무너진 건 옛날이고, 그걸 넘어 아노미 직전상황이 아닌가 하는 느낌입니다. 이런데, 공무원 사회의 기강은 제대로 유지되고, 각종 이익단체들은 정부의 규율에 잘 따라줄까요?

이런 무능과 무질서, 그리고 무개념이 현정부가 끔찍한 진짜 이유이자 빠른 종식이 절실하게 필요한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