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는 계획이 아닌 대응에 있습니다.

유투브 지구본연구소 우크라이나 특별편 2024년 5월12일 영상

영상을 다 볼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공세에 후퇴를 거듭하며 궁지에 몰려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영상은 전세계 이렇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원인들을 분석한 것들을 전하고 있는데, 1) 우크라이나 군의 여단, 사단, 군단 편제의 부재 및 미숙한 후퇴작전 2) 전시체제로 재편에 성공한 러시아의 안정적인 전쟁물자 공급 3) 러시아군의 재밍 및 전자전 활약으로 미군의 첨단무기 무력화 4) 포탄 조달 곤란 5) 예비군 징병 시스템 문제 6) 돈,,,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들을 보면 전쟁의 초기에 러시아가 제대로 전쟁을 수행하지 못하는 문제들로 지적된 요소들이 많습니다. 러시아의 군대편제나 사설군대와의 연계 미숙, 경제 파국이나 부패 문제 등으로 전쟁물자의 생산과 조달 문제, 우크라이나의 생각보다 강한 전자전 역량, 사이버 여론전 등으로 러시아 사령관이 폭사하거나 전함이 침몰하는 등 골치를 앓았으며 러시아의 징병 문제도 여의치 못했던 때가 분명 있었죠.

결국, 전쟁의 극초반을 제외한다면 어느 쪽이 더 정교한 계획을 수립했느냐로 승리가 갈리는 게 아니라 양측이 공히 겪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들을 어느 쪽이 더 빠르고 적은 시간과 비용을 소비해 대응하거나 적응하는 데 성공했는가가 전세를 가르는 중요한 차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인적, 물적 자원 뿐 아니라 그러한 자원을 역량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조직력입니다. 단순히 개개인의 역량이나 소질이 아니라, 전쟁을 수행하는 수많은 조직과 국가들이 하나의 목표 아래에 서로의 이질적인 입장들을 어느정도 내려놓고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내부적인 역량, 즉 아군과 우방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이 준비되어 있는지를 파악하고 끌어낼 줄 아는 리더십이 승리에 필수적인 전략의 요체인 것입니다.

그런 측면으로 현재의 전쟁상황을 본다면 왜 우크라이나가 후퇴를 거듭하며 위기에 봉착해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군대조직 안에서나 국가 정치시스템의 내부에서 서로 다른 입장과 이해관계를 가진 이들이 제각각 행동하려는 원심력을 극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우방들 또한 제각각 다른 입장과 이해관계를 조율하지 못한 채 정말 중요한 국면에서 지원을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에 반해 러시아는 미군의 첨단 무기들을 재밍으로 무효화시키는 데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성공하고 있으며 이후로 이를 우회하는 미군과 우크라이나의 대응에 다시 역공하는 재 대응에도 빠른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번의 우크라이나 군의 기습에 수세에 몰렸었지만, 이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여 우크라이나 군이 러시아에 유리한 토대 위에서 싸우도록 강제하는 데 성공했으며, 한 번 잡은 승기를 집중력을 발휘해 계속 놓치지 않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죠.

이렇게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건 특정한 계획이나 무기 또는 작전들이 아니라 현장에서 끊임없이 대응하고 적응하며 자신들이 가진 것을 한계까지 끌어내어 역량으로 전환시키려는 당사자 한사람 한사람들의 의지와 지혜, 그리고 리더십이라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제삼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전략의 요체가 무엇인지를 새삼 확인하는 실험의 장이 되어주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들과 국가권력에 의해 동원되어 침략자로 전락한 러시아 군인들의 참상은 우리가 겪었던 6.25 전쟁을 떠올릴만큼 참담하고 아플것입니다. 부디 전쟁이 빨리 끝나기를 기원하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희생과 의지가 반드시 보답받는 미래가 펼쳐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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