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노 울이 무엇인지 모르실 분이 계실지 몰라 설명하자면 양털을 사용한 모직물, 즉 양모의 일종인데 메리노 양이라는 품종에서 채집한 양털을 사용한 모직물을 의미합니다.
메리노 품종의 양은 털이 다른 양들보다 더 가늘고, 세균번식이나 오염에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모직물에 가려움이나 알레르기를 가진 사람들도 입을 수 있고, 양모의 좋은 특성을 고스라니 담고 있기 때문에 인기있는 원단이지요. 하지만, 원단 자체가 합성물질이 아닌 양털을 채취해 만들기 때문에 가공기술이나 브랜드에 따라 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서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메리노 품종의 털이 가늘고 부드러운 좋은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곳에서 메리노 품종의 양들을 사육하고 있기 때문에 전세계 양들 중에 절반은 메리노 양입니다. 인기가 있는 만큼 공급이 많다는 거지요. 게다가 요즘엔 대량생산 하면 중국, 가격 하면 중국이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도 메리노 울로 만든 옷들이 정말 저가에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저도 알리에서 브리프나 티셔츠, 내복 등을 구입해서 입고 있는데 원단 자체는 100% 메리노 울이 확실히 맞습니다. 메리노 울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촉감이 그대로 느껴지죠. 위에 캡쳐한 판매자가 소개하는 메리노 울 제품들은 18마이크로미터 이하의 울트라파인 양털로 만든 원단이라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확실히 부드러운 촉감을 생각하면 그런 홍보가 사실일 것 같더군요.
물론, 원단이 좋다고 이게 백만원의 가치가 있는 제품을 3,4만원에 팔고 있다는 건 아닙니다. 내구성이나 재봉기술, 특히 질관리(QC) 등을 생각하면 그 가격이 터무니없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일단 주문해서 제품을 받으면 약품냄새가 나기 때문에 한 번 세탁을 해줘야 냄새가 빠지고 입을 수 있습니다. 원단 자체가 저질은 아니라 울 전용세제로 울세탁 코스를 돌리면 옷이 줄어들거나 그러진 않습니다만, 아무래도 제품을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는다는 느낌은 어쩔 수 없죠.
우리나라에서는 10만원 가까운 가격이 아니면 구하기 어려운 메리노 울 의류들을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에게 “메리노 울 의류”라는 것은 이런 느낌이라는 걸 체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셔츠들도 좋지만, 남성 브리프가 양모 자체의 오염과 냄새에 강한 특성으로 인해 좋은 착용감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주의할 건 제품을 받으면 바로 입지 마시고 한 번 세탁(울 전용세제에 손세탁 또는 울 세탁코스)을 한 다음 입으시기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