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식 g80 운용기 및 옵션에 대한 의견

원래 몰던 BMW 530i 가 부동액이 여섯군데에서 줄줄 새면서 수리비가 잔존가치를 넘어가는 상황이라 눈물을 머금고 (다시는 독일차 안사리라 맹세) 최대한 빨리 출고 가능한 전시차 제네시스 g80을 구입해서 운용 중입니다.

어찌보면 국사차 중에선 그돈씨 최종 끝판왕이라 할 수 있는데, 빨리 수배하느라 옵션을 별다른 고민 안하고 깡통에 가까운 차를 받아왔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라 그런지 기본형임에도 옵션이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예전엔 하이테크 옵션에 들어갔던 27인치 통합 디스플레이가 기본 채택된 것부터 대단합니다. 여기에 빌트인 캠 옵션을 달면 전자장비 측면에서 동급의 외제차들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편의성을 확보할 수 있죠. 이 외에도 여러가지 사양들이 기본형에 포함되었습니다.

2.5리터 터보엔진은 고급유 권장인데, 개인적으로 고급유를 꼭 넣는걸 추천합니다. 저음에 일반유로 운전하다 고급유로 최근 바꿨는데, 다른 건 몰라도 엔진 소음이 크게 줄었습니다. 실제 유류비는 약 10%정도 차이가 나는데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는 선택이라고 봅니다.

곰곰히 따져보니 제가 고속도로 주행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구입한 차량에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2 가 포함되 있었던 게 절묘한 신의 한수였던 것 같습니다. 혹시 “그돈씨”의 저주에 걸려서 정말 G80까지 알아보고 고민 중이신 분들을 위해 옵션들 하나하나를 따져가면서 제 생각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1. 4륜구동 : 연비가 떨어지고 특정한 상황에서만 이득을 보기 때문에 권하지는 않습니다.
  2. 스포츠 패키지 : 능동형 후륜조향,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등등 여러 첨단 기능이 포함되 있지만,,,, 선택하면 보험료가 대폭 올라갑니다.
  3. 내장 가죽 디자인 : 굳이 선택을 안해도 절대 싼티가 나지 않습니다. 제네시스는 깡통도 제네시스 입니다. 그래도 고급차인데 가죽을 둘러야지,,, 한다면 디자인 셀렉션2를 선택하는걸 권합니다. 가격은 150만원이나 차이가 나지만, 스티어링 휠 전면부에 가죽이 붙어있는 건 디자인 셀렉션 2에서만 가능하거든요.
  4. 파노라마 썬루프 : 이건 다른 차량도 마찬가지겠지만 선택하면 안되는 옵션입니다. 루프쪽 두께가 두꺼워지면서 머리 위 여유공간이 줄어들고, 여름에 썬루프는 애물단지죠. 절다 비추.
  5.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 예전 530i를 몰때나 아내가 사용중인 K7 을 몰 때는 HUD가 정말 요긴했습니다. 없으면 확실히 불편하겠더군요. 그런데, g80은 HUD가 없어도 불편함을 느낄 이유가 없습니다. 목적지를 설정하면 어느 차선으로 운행하고, 어디에서 길을 빠져나가야 하는지, 어떤 색 차로로 들어라야 하는지 친절하게 음성으로 다 설명해줍니다. 여기에 더해 기본으로 채택된 27인치 통합 디스플레이의 대화면에서 보여주는 정보들의 시인성은 정말 시원시원합니다. 530i 나 K7 에서는 디스플레이가 작아서 확인하는 데 신경이 쓰였던 것과 차원이 다르죠. 원래는 HUD를 너무 긴요하게 써왔던지라 없어서 불편하면 사제로라도 달 각오까지 했는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HUD를 정말 잘 써왔던 분들도 g80에서 HUD 옵션 굳이 달 필요가 없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6.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 : 승차감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데, 생각보다 체감이 극적이지 않다는 경험담들이 많습니다. 저는 애초에 18인치 기본형 타이어를 선택했기 때문에 더더욱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절실하지 않았네요. 휠 크기가 커지면 승차감이 안좋아지기 때문에 멋 때문에19인치 타이어를 선택하시는 분들은 고민해 볼만 합니다. 20인치 휠을 선택하면 기본으로 달려나옵니다.
  7. 컴비니언스 패키지 : 저는 이 옵션이 빠진 차량을 구매했지만, 선택해도 만족스러울거라고 생각합니다. 뭣보다 골반과 옆구리를 감싸주는 볼스터의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진정한 럭셔리차의 기준선이라 할 수 있죠. 저도 나중에 정품 에르고모션 시트를 사제로 달 수 있다면 진지하게 고민해볼만 한 옵션입니다. 그런데, 고스트 도어 클로징은 안전 문제가 있어서 좀 애매하죠.
  8.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1 : 여성 운전자 분들이나 주정차가 익숙하지 않은 초보 운전자라면 고민해봄직 한 옵션입니다만, 저는 아무런 유용성을 찾을 수 없는 옵션이라 다음에 사더라도 옵션을 빼고 선택할겁니다.
  9.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 2 : 고속도로나 순환도로 등 유료도로 주행 비중이 높다면 필수 옵션이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후측방 충돌방지, 지능형 헤드램프, 안전벨트 조여주는 기능, 운전자 전방주시 감시 및 경고기능 등 주행 중 안전사양이 몰려있어서 고민해볼 가치는 많은 옵션입니다.
  10. 2열 컴포트 패키지 : 2열 통풍시트가 절실하다면 선택할 수 밖에 없고, 그렇지 않다면 구태여 필요 없음
  11. 뱅앤올룹슨 사운드 패키지 : 제가 구입한 차량에 없어서 못내 아쉬운 유일한 옵션입니다. 스피커 사운드가 좋아서라기 보다는 액티브 노이즈컨트롤 기능 때문에 아쉽습니다.
  12. 빌트인 캠 패키지 : 네비게이션과 연동해서 증강현실 네비게이션을 활성화 시켜준다고 하지만, 실제 써보면 그리 효과적인 모드는 아니더군요. 그거보단 제조사가 제대로 만들고 보증해주고 가장 깔끔하게 설치되는 블랙박스라 선택하는게 무난합니다.
  13. 차량 보호필름 옵션 : 사람들이 거의 선택을 안한다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선택해도 괜찮을거 같더군요. 저는 보호필름을 사제로 붙혔는데 정품 옵션가격보다 훨씬 비싸더군요.
  14. 기타 옵션 : 필요 없음

여하튼 중요한 결론은 이번 페이스리프트 G80 깡통이 가격이 올라갔다고 해서 원성 자자한거 같은데 저는 그게 큰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깡통만 사도 충분히 G80의 가치를 온전히 향유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에 알던 깡통이 아니에요.

그 돈이면 씨발,,, 이러면서 여유자금이 G80 깡통까지는 가능한 상황이라면, 그냥 깡통 사도 절대로 만족하실겁니다. 나중에 옵션 안달았다고 후회하는 일은 없을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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