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업률4.3%가 의미하는 것

매경 원가월부 홍장원의 불앤베어 2024년8월3일

어제와 그제 미국시장이 왜 그렇게 변동성을 극대화하며 요란했는지를 설명해주는 단 하나의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샴의 법칙”입니다. 삼의 법칙이라는게 뭐냐면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이전 12개월 중 최저치보다 0.5%포인트 높으면 경제가 침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실업률 기반 경기침체를 판단하는 경험칙입니다. 이에 따르면 실업률이 4.3%를 넘어가면 경기침체라 판단할 수 있는데, 마침 실업률이 4.3%를 찍어버린거죠.

물론, 과거의 경험을 기반으로 미래를 확신하는건 언제나 배신당할 수 있는 도박입니다. 샴의 법칙을 만들어낸 클라우디아 샴 본인도 위의 기사 내용처럼 지금 이 순간이 경기침체라는 건 아니라고 한 발 빼고 있구요.

다만, 어제와 그제 이틀 동안 발표된 경기지표들이 발표되기 전까지 시장은 본격적인 경기침체를 상상하지 못하고 있다가 난데없이 훅 들어온 데이터들의 충격으로 뒤통수를 두들겨맞은 격입니다. 이런 식의 충격은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쉽게 평정심을 찾고 충격이 완화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2022년부터 지방은행의 부도와 상업용 부동산의 부실 등으로 언제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을 경기침체가 미 재무부의 엄청난 돈풀기로 계속 지연되어오다 지금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시장은 2년 넘는 시간 동안 경기침체에 대한 걱정보다는 인플레이션과 골디락스 사이에서만 저울질을 하며 고민해왔었죠.

그동안 가려지고 은폐되어온 내러티브가 모두의 눈 앞에 갑작스레 출현했습니다. 이게 다 꿈이고 현실이 아니라는 구체적인 증거가 나오기 어려운 이상, 이제는 경기침체라는 내러티브가 본격적으로 회자될 수 밖에 없습니다. 당장 이틀간의 주가하락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는 없겠지만, 나스닥 기준 고점 대비 10%정도의 하락으로만 그치고 다시 주식이 상승장으로 복귀하는 걸 기대하려면 경기지표가 다시 뜨겁게 나와주어야 합니다.

어찌 되었든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은 경기침체에 대한 시장의 공포와 불안이 더이상은 쉽게 잠잠해질 허상으로 치부될 수 없다는 점 입니다. 물론, 경기침체 자체가 현실이 될지 어떨지는 여전히 알 수 없으며 앞으로 나올 여러 데이터들을 확인해야 하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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