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왜곡인가, 새로운 유형의 인플레이션인가

삼프로tv 심층인터뷰 2024년8월17일 영상

영상의 분량이 길어서 부담스럽다면 3분10초에서 10분50초까지의 분량만 시청하면 강현기 파트장이 시청자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를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70년대 전후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은 전형ㅈ인 공급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 구간이었습니다. 이 구간 동안 일시적으로 공급이 증가해 cost push 인플레이션이 해소될 때면 항상 주가는 크게 상승 또는 회복했습니다. 반면 80년대 후반부터 2010년 동안은 공급측이 아닌 수요증가에 의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던 구간입니다. 이 경우 수요에 의한 인플레이션(demand pull inflation)이 해소되는 기간에는 언제나 주가는 하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의 성격이 달라지니 그러한 인플레이션 해소구간 동안 주가의 움직임이 완전히 달라졌던 거지요. 그래서 코로나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등으로 cost push inflation이 크게 발발하는 동안 주가는 하락했습니다. 뒤이어 인플레이션이 급격하게 꺽이는 구간 동안 주식은 다시 크게 상승했구요.

그런데,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에 따라 주식이 아닌 경기는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지난 역사상 cost push inflation 구간이나 demand pull inflation 구간 모두에서 경기와 주가는 항상 같은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cost push inflation이 해소되는 구간 동안 경기선행지표는 상승했으며, demand pull inflation 해소구간에서는 경기선행지표가 하락했거든요. 그런데, 2021년 이후부터는 전혀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인플레이션의 해소와 함께 경기선행지수는 급전직하 추락하며, 전형적인 demand pull inflation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주가는 오히려 최근까지 계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던 겁니다. 영상에서 DB금융투자 강현기 파트장은 이를 “왜곡”이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왜곡은 조만간 교정될 수 밖에 없다는 거지요. 당연히 경기선행지수의 하락에 주가가 하락으로 수렴하는 가능성을 배제하면 인되며, 대비해야 한다고 충고하는게 위 영상의 핵심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는 영상의 핵심내용에 대한 간단한 요약 내지 소개 부분이고, 제가 영상에서 이 부분을 시청하면서 들은 생각은 2021년부터 시작된 작금의 인플레이션 해소 기제가 정말 1970년대 전후의 “Cost push inflation의 해소”가 맞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는 점입니다.

과거 1970년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 당시에는 두번째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cost push inflation이 심해지는 동안엔 경기선행지수가 크게 고꾸라지고, 인플레이션이 해소되는 동안엔 경기선행지수가 올라갔었습니다. 그런데, 2021년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찍을때까지 경기선행지수는 떨어지기는 커녕 천정부지로 상승하며 CPI상승률의 피크와 거의 동시에 피크를 찍었습니다.

현재 해소되고 있는 인플레이션이 과거 1970년 전후에 있었던 전형적인 cost push inflation과 대응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플레이션의 해소 이후 시점에서도 주가와 경기선행지표가 쌩뚱맞게 따로 놀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무언가 예전에는 전혀 나오지 않았던 새로운 매커니즘을 경유하여 초래되는 새로운 현상으로 지금과 같은 경기-물가-주가 움직임이 형성된 것이라면 작금의 경기선행지수와 주가와의 괴리를 잠정적이고 조만간 해소될 수 밖에 없는 왜곡이 아니라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새로운 경제현상의 하나가 될 지도 모릅니다. 미국의 재무부와 연준이 주도적으로 돈을 풀고, 그렇게 풀어놓은 돈이 바로 시장에 유동성으로 흡수되는게 아니라 재정집행을 통해 통제되는 작금의 상황에서 여러 지표들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이다 몇 년이 지난 후에야 “그 때 왜 그렇게 움직였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는건지도 모르는 거지요.

결국은 계속해서 각종 지표들을 관심 가지고 추적관찰하며 조금 더 뚜렷하고 의미있는 변화들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지켜보는 게 필요하지 않은가 합니다. 무조건 주식은 떨어지고 경기는 침체된다는 확신에 숏포지션으로 올인했던 이들이 2022년에 얼마나 큰 낭패를 봤었는지를 떠올려본다며 쉽게쉽게 딱 떨어지는 설명만 믿고 투자결정을 하는게 얼마나 위험한지 떠올려본다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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