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기자동차 이야기

유투브 방구석 보헤미안 쇼츠 영상

열차도 그렇지만, 자동차 또한 내연기관이 아닌 증기기관이 먼저 나왔고, 자동차의 보급도 증기기관을 이용한 증기 자동차가 먼저였습니다. 위의 영상에서처럼 기술적인 측면에서 증기 자동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서도 크게 꿀리지 않았다는 게 흥미롭습니다.

증기 자동차 자체도 이전의 마차에 비하면 엄청난 장점들을 가지고 있었기에 처음부터 널리 보급되었고, 벤츠가 발명한 내연기관 자동차가 출시된 이후에도 상당기간동안 압도적인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었던겁니다. 초기의 내연기관 자동차는 신뢰도가 떨어지고 성능도 오랫동안 개선되어 온 증기 자동차에 비해 열등했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도 소음이 적고 매연도 나지 않는 증기 자동차를 결함투성이의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더 선호했기 때문에 증기 자동차가 빠르게 사라질거라 생각했던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증기자동차만의 단점과 한계가 있었지만 일단 많은 사람들이 찾는 제품은 엄청난 자본을 동원해 기술을 발전시켜가며 결함과 단점을 빠르게 극복하기 때문에 증기자동차의 완성도와 상품성은 급격하게 향상되었습니다. 최대 140키로미터라는 당시로는 경이적인 속도를 내는 스포츠 증기자동차도 나왔으며, 석탄을 대신해 등유를 연료로 쓰는 증기 자동차나 버튼식으로 시동을 거는 증기자동차까지 나오면서 기술적으로만 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전성기를 구가했었죠.

그렇게 좀처럼 왕좌를 내주지 않던 증기 자동차가 갑작스레 몰락한 건 내연기관 자동차가 갑자기 기술발전을 해서가 아니었습니다. 헨리 포드의 대량생산방식이 실현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동차 가격이 갑자기 어마어마하게 싸지고 엄청나게 많이 보급되어서 증기자동차가 압도되어 버린거죠.

헨리 포드가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랑하고 여기에 미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해서 내연기관차를 대량생산했던 게 아니라 증기 자동차는 애초에 보일러 재료로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황동이 필요했기 때문에 대량생산에 적합한 제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게 된겁니다.

헨리 포드가 시작한 생산방식의 혁신이 자동차라는 당시 첨단기술의 향방을 결정지은 사례가 되겠습니다. 결국 산업의 재편은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편익, 그 중에서도 가격적인 측면의 혁신이 가장 강력한 변수가 된다는 게 역사의 가르침이었습니다.

이러한 특징은 최근 불고 있는 전기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전기차 바람이 과거 내연기관차를 완전히 대체하게 될 것인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이나 해프닝으로 끝나게 될지를 판가름하는 것 또한 기술이나 환경문제가 아닌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편익의 측면에서 보아야 합니다.

전기차가 정말로 전세계적으로 널리 보급되어 종국적으로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빨리 달리는가나 얼마나 더 멀리 가는가 또는 더 안전하거나 환경에 이로운가보다 얼마나 ”더 싸게 그리고 더 쉽고 많이 만들 수 있는가”에 집중해 발전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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