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

워렌 버핏이 어렸을 때부터 사업이나 투자를 자주 해서 돈을 벌었다는 건 유명한 일화고,  그런 일화는 우리에게 “투자라는 게 어린이도 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본능에 가까운 것”이라 연상을 하게 만듭니다. 아무래도 워렌 버핏에 대한 일화에서 투자자들이 용기를 얻고 동기부여를 받기 위해 이런 일화들은 사람들 사이에 비교적 널리 알려지기 때문에 다른 일화나 사실들보다 더 많이 알려져있죠.

하지만, 워렌 버핏의 아버지가 4선 국회의원이었고, 정치를 하기 전에는 주식 중개인이었다는 건 잘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워렌 버핏의 재능이나 성공은  그러한 집안 배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확률이 높고, 그의 독보적인 성과에 이런 집안배경과 교육(?)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용기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교훈이 되지 못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잘 유통되지 않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벤자민 그레이엄도 대학교 때부터 천재로 인정받았고, 가치투자 전략 말고도 다양한 헤지펀드 기법의 선구자이기도 했던 사실, 정작 그가 투자 성공으로 돈을 번 건 가치투자와 상관이 없었던 투자 덕분이었던  것도 잘 퍼지지 않는 이야기죠.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훌륭한 투자자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고, 평범한 사람들과 비슷한 출발점에서 출발해서 그런 성과를 이뤄냈다는 “힘이 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건 그들 투자대가들, 성공한 사람들의 출발선이 사실은 우리보다 저만치 앞서 있었고, 우리와는 아득한 격차가 나는 환경에서 성공해왔다는 적나라한 현실을 보여줌으로서 우리의 기대수준과 눈높이를 낮추고 겸손하게 해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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