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그림은 인공지능 의료 솔루션 업체인 루닛의 3년간 주가 차트입니다. 고점인 13만원대를 작년에 찍고 지금 주가는 고점 대비 3분의1 수준이 되었습니다.
현재 루닛이 커다란 악재가 있는 상태일까요? 아닙니다. 루닛은 동종 업체들 중 여전히 가장 높은 경쟁력을 가지고 다양한 영상판독 및 병리소견 판독 솔루션을 개발 및 판매하고 있습니다. 최근 인공지능기술의 대세인 LLM(large language model)에도 뒤쳐지지 않기 위해 연구 및 상품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국내 경쟁사들보다 훨씬 앞선 로드맵을 가지고 있습니다. 루닛이 국내에서 경쟁에 뒤쳐질 가능성은 높아보이지 않는데, 왜 주가는 이전 대비 3분의1에 불과한 걸까요?
http://m.biospectator.com/view/news_view.php?varAtcId=21773
위의 링크는 루닛이 볼파라(유방암검진 플랫폼 기업) 인수를 위한 자금조달을 위해 1,7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을 한다는 기사입니다. 이런 식으로 전환사채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왔던 액수가 4,000억원을 넘습니다. 이번에 인수한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는 시가총액은 모르나 직원 수나 회사규모가 루닛보다 훨씬 큰 기업입니다. 그런 큰 기업을 전환사채로 자금을 조달해서 덩치를 불렸죠. 잘 되면 이만큼 효과적인 성장도 없지만 경영이 여의치 않으면 갑자기 리스크가 커질 수 있는 모험수입니다.
중요한 건 어찌 될 지 알 수 없는 미래가 아니라 확실하게 예정되어있는 자금조달의 반동, 즉 주식의 발행과 이로 인한 주가의 희석은 누구라도 눈에 보이는 확실한 미래라는겁니다. 루닛같은 기술 벤쳐기업을 운영하는 경영자라면 누구라도 주가가 좋을 때 자금조달을 하려 할겁니다. 그런 잦은 자금조달 자체가 나쁜 건 아니죠. 그런 자금조달을 통해 효과적으로 성장을 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비젼만 확실하면 굳이 주식전환이 완전히 이뤄지는 내년이 아니라 지금 당장이라도 투자를 하는게 나쁜 건 아닐겁니다.
결국, 루닛이 최근 단행한 볼파라 인수가 과연 기업의 성장을 목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결단이었는지, 그렇지 않다면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사업모델들만으로는 도저히 매출과 영업이익을 지속할 수 없다는 자신감 결여로 인해 숫자를 맞추기 위한 인수였는지 그걸 판단하는 것이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
http://www.newswork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1713
확실히 볼파라 인수를 바라보는 시선이 희망과 낙관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위에 링크된 기사를 읽어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기존의 사업모델과 개발성과들 만드로는 성장하는 모양새를 연출하는게 불가능하다는 자기고백이 최근의 볼파라 인수에서 비쳐진다고 한다면 당장의 주가가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인 주가상황도 비관적이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본업만 가지고 비젼을 보여주는데 한계가 생기자 딴짓을 하다 결국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서 경영은 더 악화되고 그 과정에서 주주들은 주자가치 훼손으로 절망감만 느꼈던 수많은 사례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루닛이 그러한 길을 갈지, 아니면 이번 볼파라 인수도 우리들을 잘 몰랐던 절묘한 한 수였고 조만간 기업가치가 수직상승을 하게 될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한 국면에 와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의 주가는 루닛이 전자의 길을 간다고 한다면 여전히 심각한 고평가 국면일테고, 후자의 길을 가게 된다면 지금 수준의 주가도 충분히 저평가 국면이라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성급하게 살지 말지를 결정하는 우를 범치 말고, 향후 1년 정도 루닛의 경영상황이 재무제표를 통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확인한다면, 생각보다 훨씬 빠른 타이밍에 투자기회를 잡아내거나 탈출각을 감지할 수 있을것이라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