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수익률이라는 단어는 어려운 개념이 아니고 주가수익률, 즉 PER의 역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즉 해당 기업 또는 주식시장이 일년동안 열심히 영업을 해서 이익을 봤다면, 그 이익이 전체 시총의몇퍼센트에 달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PER이 10이라고 한다면 earning yield는 그 역수인 0.1, 즉 10%가 되는것이고, 해당 주식이나 시장이 열심히 일해서 한 해에 시총의 10%에 달하는 순이익을 벌었다는 뜻이 됩니다.
이렇게 봤을 때 S&P500의 현재 이익수익률이 얼마냐면 3.426%입니다. 지금 당장 S&P500에 투자를 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한 해 수익률, 즉 이자가 3.426%라는 것이죠. 그렇다면 현재 10년만기 미국채의 수익률은 얼마일까요? 요즘 변동이 많이 심해졌지만 4%를 넘어가고 있는건 분명합니다. 이게 의미하는 건 그만큼 미국채가 저평가되었고, S&P500이 고평가된 상황이라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미국 주식보다 미국채의 수익률이 더 높았던 적이 역사상 얼마나 될까요?
각종 경제 데이터를 차트로 보여주는 사이트가 있어서 이걸 비교해봤습니다. ( https://www.gurufocus.com/economic_indicators )
최근 20년간은 거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 S&P500의 이익수익률이 10년만기 미국채보다 훨씬 높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이러한 비교는 S&P500 의 밸류에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이지, 미국채 10년물의 밸류에이션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아니라는 겁니다. 채권의 밸류에이션은 수익률, 즉 금리수준으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년물 미국채의 수익률이 높다는 것이 채권의 밸류에이션이 높거나 낮다는 걸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때문에 이러한 비교에서는 위험자산인 주식이 과연 안전자산인 미국채 10년물의 수익률에 비교해 이익수익을 얼마나 기대할 수 있는지를 비교하여 밸류에이션을 추측하는 데 국한되어 활용해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으로 볼 때 다른 기간은 몰라도 금융위기 직후부터 2022년까지의 기간 동안엔 확실히 미국 국채보다 주식을 보유하는게 정답이었던 거지요.
S&P500 이익수익률 그래프에서 주목해야 하는 또다른 점은 이익수익률이 안정적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구간 동안에는 주식시장이 꾸준히 상승하는 구간이었고, 갑작스럽게 치솟아 오르거나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은 경기침체나 금융위기 같은 주가폭락이 발생했던 구간이었다는 점입니다. 경제위기가 오면 일단 주식시장이 먼저 박살이 납니다. 그렇게 되면 주가는 폭락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기업의 이익이 그렇게 급격하게 하락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익수익률은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그러다 실물경제에도 위기의 여파가 당도하면 기업이익이 0에 가까와지기 때문에 곧바로 이익수익률은 폭락하게 되면서 가파른 스파이크를 그리게 됩니다.
이렇게 이익수익률의 변동성이 극대화되는 구간에서는 경기침체를 반영하여 미국채 수익률이 항상 급락해왔던 것도 주목할만 합니다.

그렇다면 시계열을 넓혀서 둘 사이의 비교통계가 가능한 1971년부터의 추세는 어떤가 보겠습니다. 특징적인 건 1970년대 내내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기승을 부렸음에도 S&P500의 이익수익률은 미국채 10년물의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계속되는 동안에는 주식이 장기물 국채보다 더 나은 투자라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입니다. 하지만, 볼커의 파괴적인 기준금리상승과 통화긴축이 시작된 1980년 이후부터 2002년까지 무려 22년동안은 미국채의 수익률이 S&P500의 이익수익률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이게 의미하는 건 2008년 이후 2022년까지의 상황이 “normal”이라고 할 근거가 어디에도 없다는겁니다. 기준금리를 제로 가깝게 끌어내리는 것도 모자라 양적완화까지 하면서 장기간 유동성을 쏟아부으면서 역사적인 미국채 10년물 수익률 밴드의 하단인 3.5%보다 아래인 저금리를 유지했던 게 정상이라고 할 수는 없겠죠. 그렇기 때문에 최근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역사적인 평균 밴드의 하단에서 위로 상승한 것이 “정상적인(?)” 금리로 회귀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겠죠. 아니면 금융위기 이전 7년동안 유지되던 3.5-4.5%의 저항대를 뚫지 못하고 또다시 경기침체를 맞이해서 금리가 크게 떨어질 가능성도 있겠구요.
여기서 무엇보다도 가장 의미있는 사실은 이익수익률 추세와 미국채10년물 금리추세를 겹쳐놓은 위의 차트 어디를 봐도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꾸준히 상승하는 국면과 S&P500 이익수익률이 꾸준히 우하향하는 국면이 동시에 나타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겁니다. 최근 1,2년 동안의 미국채 10년물 금리와 S&P500 이익수익률의 추세가 “이대로만 계속 이어지면” 그렇게 한 번도 일어난 적 없었던 새로운 현상이 발생한 게 되며 비로서 “this time is different”를 외치게 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게 역사상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현상이 지금부터 1-2년 동안 일어나야 할만한 무언가가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 확률적으로 본다면
-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지금 추세를 유지하며 상승하되 S&P500지수가 지금처럼 꾸준히 상승을 지속하지 못하고 조만간 하락 또는 폭락을 하거나,
- S&P500 지수가 지금과 같이 꾸준한 상승세를 유지하되 미국채10년물 금리가 상승하지 않고 이전 박스권을 유지하거나 안정적으로 하락을 하거나,
이 두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로 귀결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